지난해 7월 아내 김회영(47) 사모가 갑자기 하혈했다. 아내는 별일 아닐 것이라며 며칠 더 지내보자고 했다. 그런 아내를 떠밀 듯이 해 근처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빨리 큰 병원에 가라고 했다.
직장암 3기였다. 아내는 수술을 두 번 받았다. 그해 11월 직장 절제수술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 인공항문(장루)을 만드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견딜 만했다. 하지만 항암치료가 문제였다.
혈관을 통해 항암제가 몸에 들어올 때 아내는 마치 펄펄 끓는 물을 몸에 끼얹는 것 같다고 했다. 사지가 끊어지는 고통이 이런 것일 것 같다고 했다. 아내는 이 같은 항암치료를 세 번 받았다. 그리고도 앞으로 세 번이 더 남았다.
그게 끝이 아니다. 결과에 따라 또 다른 치료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달 30일 인천 검단 예안교회에서 만난 이태영(56) 목사는 “2010년 컨테이너로 만든 교회가 불법 건축물이라고 철거당한 후 이 중 일부를 떼어 만든 공간에서 7년 넘게 살았다”며 “난방기기라고는 전기장판뿐이었는데, 그때 아내의 몸이 많이 상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7년을 살았다는 컨테이너 건물 안은 썰렁했다. 거실과 방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2개의 공간에 책과 갖가지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 있었다. 컨테이너 건물의 안과 밖에 걸려 있는 십자가가 이곳이 교회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1997년 서울장신대를 졸업한 이 목사는 경기도 김포의 한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3년간 사역하다 이곳에 교회를 개척했다. 그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2007년 땅을 330㎡(100평)가량 샀다. 그 위에 컨테이너를 이용해 예배당을 건축했다.
“그런대로 예쁘게 지었어요. 성도는 많지 않았지만 20여명 됐고요. 조금만 더 기도하면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라 확신했죠.”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인천시가 이 컨테이너 건물은 정식으로 허가 받지 않은 것이라며 철거를 명령한 것이다. 그래서 4년 만에 철거했다.
이 목사는 철거하고 남은 땅 위에 천막을 치고 목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민원이 제기됐다. 인근 주민들이 예배 중에 부르는 찬송과 기도 소리가 시끄럽다고 했다.
이 목사는 근처 태권도장을 빌려 예배를 드렸다. 그곳에서도 1년 만에 이사했다. 인근에 있는 교회가 교회끼리 너무 가깝다며 항의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2013년 가을부터 한 음악학원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성도는 10여명으로 줄었다.
성도가 적어 목회 사례비는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빚만 늘어난 상태다. 정교한 수술이 필요해 로봇으로 아내의 직장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정부 보조도 받지 못했다.
또 인천에서 서울의 큰 병원까지 오가느라 카드빚도 500여만원 생겼다. 그나마 예장통합 서울서남노회와 북부시찰, 서울장신대 동문, 인천서구청 신우회에서 십시일반으로 후원했다. 하지만 향후 치료까지 생각하면 병원비로도 부족하다.
사실 이 목사의 건강 상태도 좋지 않다. “아내와 교회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최근 가슴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더니 심장이 건강하지 않다고 해 약을 먹고 있어요.”
이 목사는 “아내는 암과 싸우면서도 교회가 회복돼야 한다며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 철거 후 아내는 교회를 다시 짓겠다고 바자에서 싸게 산 운동복 1000여벌을 손빨래해 되팔기도 했어요. 하루라도 빨리 하나님의 방법과 능력으로 아내의 건강이 회복되고 예안교회가 든든히 섰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인천 예안교회] 철거 당한 예배당… 암 투병 사모와 “교회 회복” 기도
입력 2015-04-21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