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양화가 남홍, 베니스 비엔날레서 한국인 첫 퍼포먼스 펼친다

입력 2015-04-21 02:55
5월 7일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개막식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는 남홍 작가(위 사진). 아래 그림은 꽃과 나비가 어우러진 그의 작품.작가 제공

30년 넘게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서양화가 남홍(58)은 유럽에서 ‘미술계의 소녀시대’로 불린다. 유수 미술관의 초대전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미술을 널리 알렸기 때문이다. 그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5월 9일∼11월 22일) 특별전에 초대받아 작품 전시와 함께 공식 퍼포먼스를 벌인다.

남 작가는 베니스의 유서 깊은 전시관인 팔라조 모라에서 5월 7일 오후 6시30분 초대전 오프닝 행사를 연다. 개막 행사의 하나로 30분간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작가가 공식 퍼포먼스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2003년 비키니 차림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초대 받지 않은 퍼포먼스’를 벌인 적이 있다.

전시를 앞두고 잠깐 귀국한 남 작가를 2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매스컴과 관중 앞에서 한복을 입고 장구춤과 민요를 선보이며 한국의 예술과 정서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전시장에는 ‘봄’ ‘나비’ 등 그림과 ‘살아온 인생-삶의 자취’ 등 설치작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봄빛을 머금은 꽃과 나비 떼가 몰려드는 그림들이다.

1982년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파리8대학 미술학부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84년부터 파리 살롱전에 7번 입상하고 유럽 작가들도 참여하기 어렵다는 파리 16구청 전시에 두 번이나 초대받았다. 2009년 소더비경매에서 작품 ‘장밋빛 인생’이 500만 달러에 낙찰되고, 2013년 플로렌스 비엔날레에서 대통령 특별상(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세계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 예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오는 11월 2일 한·불 교류 130주년 행사로 파리 16구청에서 세 번째 초대전을 갖는다”며 “프랑스 오케스트라단의 연주로 퍼포먼스도 펼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