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문이 서방 기업에 닫혀 있는 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이번 핵 협상 타결로 서방의 이란 제재가 풀리게 되면서 두 국가의 희비도 엇갈리게 됐다. 중국은 웃고 있고, 러시아는 악재에 직면했다.
중국은 2009년부터 이란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기준 이란 전체 수입의 22.9%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양보다 3배가량 많은 비중이다. 특히 이란에서 수출하는 석유 중 절반 정도는 중국이 사들이는 것이다. 2012년 서방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막히자 중국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중국은 지난 9일에도 이란 석유산업에 투자액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에너지의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란이 원유 수출량을 늘려 유가가 낮아지면 그만큼 유리해진다. 중국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추진하다 대이란 경제 제재로 좌초됐던 투자사업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 시장이 부각될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좋은 중국의 대외 입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과 미국의 협상 과정에서 (이란과) 우호적인 접촉을 지속했다”며 “양국은 국제적 핵 확산방지 체계를 수호하기 위한 책임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러시아는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막대한데 이란의 원유 수출이 늘면 유가가 하락해 러시아 경제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과거 이란을 미국으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경제제재 해제를 도왔던 러시아가 지금은 서방과 이란의 핵 협상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월드 이슈] 이란 문 열면 러시아 울고 중국 웃고
입력 2015-04-21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