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브랜드, 법인 세워 직접 공략… 향후 높은 성장잠재력 판단

해외 유명 고가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나섰다. 그동안 국내 업체에 한국 판권만 넘기는 간접 진출 방식을 택했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법인이나 지사를 세우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고가 패션 브랜드 ‘고야드’는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사 산하 한국지점을 세우고 갤러리아가 갖고 있던 국내 영업권을 인수했다.

고야드는 1700년대 말 프랑스에서 설립된 트렁크 제조사를 프랑수아 고야드가 인수해 1853년 창립한 브랜드다. 갤러리아백화점이 2007년 독점 판권을 따내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처음 선보였다. 개점 당일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후 유명 연예인이 ‘생 루이백’ 등을 들고 다니며 입소문이 나면서 2013년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2호점을 열었다. 아시아에서 고야드 매장이 2개 이상인 곳은 한국 중국 일본 홍콩 등 4개국뿐이다.

독일 브랜드 ‘휴고보스’도 지난달 한국법인을 세우고 일부 아웃렛을 제외한 직영점과 백화점 매장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09년부터 국내에 독점 판매해 온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몽클레르’ 역시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합작법인을 세워 영업하고 있다. ‘모터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 역시 지난해 한국법인을 세웠다. 발렌티노는 2005년부터 한섬이 국내에 독점 판매해 왔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직접 진출을 택하는 것은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과 중국, 동남아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불황으로 백화점 매출이 좋지 않지만 여전히 고가 수입 브랜드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 앞으로 매출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