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MBC ‘무한도전’ 식스맨 프로젝트 진행 중에 개그맨 장동민의 막말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이 사건이 갑자기 ‘남자 대 여자’의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이성적인 논쟁은 이미 사라졌고 유치한 감정표현만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논쟁은 보수적인 ‘여성 판타지’를 갖고 있는 남성 네티즌들과 이를 성토하는 여성 네티즌 사이에서 벌어지는 말싸움입니다. 궁지에 몰린 남성 네티즌들은 “말도 못하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볼멘소리를 하다가 난폭해지죠.
그런데 19일에는 회원이 대부분 남자인 ‘남초’ 게임 커뮤니티의 운영자가 색다른 공지를 올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의미 없는 성대결 중단을 주장한 겁니다. 그는 “다른 카페의 여자 회원을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남자 회원은 강등 조치하거나 탈퇴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운영자가 올린 공지에 따르면 회원들의 비신사적인 댓글은 도를 넘었습니다. 일부 남자회원들은 여자 회원들의 게시물과 댓글을 캡처한 뒤 조롱하고 비하한 겁니다. 저잣거리에서 흔히 쓰는 욕설도 난무했죠. 군가산점, 출산·육아휴가 등의 해묵은 이슈가 또다시 논쟁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논리적인 토론보다는 비속어가 곁들여진 인신공격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핑크 일베’ ‘여자 일베’라고 몰아세우는 네티즌도 있습니다.
운영자는 이전에 자신이 개설한 게임 카페를 놓고 다른 카페에서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거짓 자료가 유포돼 조롱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당시 허위 자료를 퍼뜨린 나쁜 네티즌들과 지금 남자 회원들이 다른 카페에 여성을 비하하는 자료를 퍼나르며 선동하는 행동이 무엇이 다르냐”고 주장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공감하는 댓글과 지지로 호응했고요.
포털 사이트에서 ‘장동민 막말’을 검색한 뒤 나오는 내용을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아무리 인터넷 방송이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남자, 여자를 떠나 상식의 문제인 것이죠. 그런데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남자와 여자로 갈라져 더 심한 막말을 퍼붓는 것이라고요?
지금처럼 상처와 갈등이 많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서로를 적으로 보고 무조건 물어뜯는 ‘킬링’이 아니라 서로를 벗으로 여기는 ‘힐링’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먼저인 것이죠. ‘남자 대 여자’를 앞세우며 거친말로 반목할 게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친절한 쿡기자] 개그맨 장동민 ‘여성 폄하 막말’ 논란… 네티즌 “女 비하하는 男 퇴출” 커뮤니티 신선
입력 2015-04-20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