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방산시장 개척… 20억 달러 FA-50 세일즈 외교

입력 2015-04-20 02:50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해 꽃다발을 받아들고 영접을 나온 안나 마리아 산체스 외교부 장관(오른쪽) 등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오후(현지시간) 페루의 수도 리마에 안착, 두 번째 방문국 일정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페루 방문기간 FA-50을 포함한 국산 경공격기 수출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첫 번째 방문국 콜롬비아에서 6·25전쟁에 참여한 참전용사들과 만나 절절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 FA-50 등 페루 수출 세일즈외교=박 대통령은 페루에서 국산 경공격기 수출 등 방위산업의 페루 진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 군 당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하반기 페루의 경공격기 구매사업과 관련한 기종 선정을 앞두고 FA-50의 수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박 대통령의 페루 방문을 계기로 현지에서 KT-1P 기본훈련기(KAI가 만든 KT-1 훈련기의 페루 수출용 기체)의 현지생산 1호기 출고 행사가 열리는 만큼 우리나라 경공격기의 우수성을 설명할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FA-50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경우 그 규모는 기체 24대와 조종사 훈련 패키지 및 후속 군수지원을 합친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이밖에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 문화시찰 및 동포 만찬간담회, 한·페루 비즈니스포럼, 리마시청 방문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다.

박 대통령은 페루 유력 경제지 ‘헤스티온(Gestion)’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앞으로 전자상거래 활성화, 산업협력 강화, 인력교류 확대 등을 통해 거리감을 해소한다면 양국은 모범적인 교역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며 “또 양국이 각각 아시아와 미주 교역의 전초기지로 성장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콜롬비아 참전용사 40년 만에 재회=앞서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의 마지막 일정으로 이 나라의 6·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을 초청해 간담회를 했다. 박 대통령은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국민은 이역만리 한반도에서 가족과 전우를 뒤로 한 채 장렬히 산화한 213명의 희생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전우이신 여러분의 희생과 용기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과 후손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간담회에는 박 대통령과 40년 만에 재회한 인사도 있었다. 참전용사 프란시스코 카이세도(육군 대령 예편)씨는 1975년 한국정부 초청으로 방한했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예방했으며, 이때 박 대통령이 배석한 점을 회고했다. 그는 “당시 우리의 참전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벅차다”고 말했다. 카이세도씨는 당시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이 함께 찍힌 사진 액자와 자서전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모든 콜롬비아 참전용사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챙길 것”이라고 화답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6·25전쟁에 육군 1개 보병대대 등 전투부대를 파병한 국가다. 당시 전사 213명·부상 448명·포로 28명 등의 피해를 봤다.

박 대통령은 전날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서도 스페인어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의 대문호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발언을 인용해 “가슴을 가진 사람에게 망각은 어렵다(Olvidar es dificil para el que tiene corazon)” 고 말했다.

리마·보고타=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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