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사모님’만 골라 “더 좋은 걸로 교환 고가 판매”… 다이아몬드 반지 2개 ‘꿀꺽’

입력 2015-04-20 02:31
서울 강남의 부유층 고객에게 판 고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더 비싼 값에 팔아주겠다고 속여 가로챈 귀금속상이 경찰에 붙잡혔다. 구설에 오르는 것을 꺼릴 ‘사모님’만 골라 범행했다.

강남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조모(51)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8∼12월 고객 2명에게 1억2000만원 상당의 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6200만원 상당의 6.67캐럿 물방울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반지를 더 비싼 값에 사려는 사람이 있다. 반지를 팔아주거나 더 좋은 반지로 교환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약 15년 전부터 강남구 대치동에서 귀금속 가게를 운영하며 보석세공업도 함께 했다. 지난해 외상으로 2억6000만원 상당의 상품을 들여왔다가 세월호 참사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경영난에 시달렸다. 들여온 상품을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려 외상을 갚았지만, 결국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피해자들의 반지 2개를 전당포에 맡기고 1억원을 빌렸다. 반지가 잘 팔리지 않는다며 차일피일 시간을 끌었다. 지난 2월 참다못한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조씨가 경찰에 잡힌 뒤인 지난 17일 오후 5억원 상당의 보석과 귀금속을 그에게 사기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것을 꺼릴 만한 사람들만 노렸기 때문에 신고를 주저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