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장점을 살려 의사의 자존심과 권익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서울시의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회장이 탄생했다. 20일로 취임 4주차를 맞은 김숙희(62·사진·김숙희산부인과 원장) 제33대 서울시의사회장이 주인공이다.
올해는 특히 서울시의사회가 창립한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라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시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시도지부 중 회원수가 가장 많은 조직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재적 대의원 178명 중 129명이 참여한 서울시의사회 간선제 선거에서 과반수가 넘는 86표를 얻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김 회장은 향후 의사회 정책추진 방향을 상생과 소통, 의권 강화로 정리했다. 김 회장은 “여성의 섬세함으로 회원들 곁으로 가까이 가겠다”며 “특히 의사로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계는 지금 존립 기반조차 흔들리는 위기상황이다. 의사이기에 앞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자존심은 나락으로 떨어져 회복불능 상태가 됐으며, 의사들끼리도 소통과 화합이 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 ‘규제기요틴’ 제거 문제와 원격의료, 대체조제 활성화 등 의권(醫權)을 침해하는 의료정책은 어떻게든 막아낼 생각이다.
그는 이와 함께 “열악한 근무환경의 전공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78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전문의가 된 후 1990년 서울시 관악구 봉천로에 김숙희산부인과의원을 개원,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간 서울시 관악구의사회장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대한산부인과학회 부회장,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세계여자의사회 2013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등을 지냈다. 2009년에는 개원의로서는 드물게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 홍보이사로 발탁돼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인터뷰] 서울시의사회 첫 여성 회장 당선된 김숙희 원장 “여성의 섬세함으로 의사 권익 찾도록 노력”
입력 2015-04-21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