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장이 큰 서울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LG와 두산은 홈런에 관한 한 절대 불리하다. 잠실 홈런왕도 김상호(OB·1995년)와 우즈(OB·1998년) 뿐이고 LG는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홈 구장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동안 LG를 대표하는 슬러거는 드물었다. 자연스레 ‘대포’ 대신 ‘따발총’으로 승부하는 것이 LG의 팀 컬러가 돼 버렸다.
올 시즌도 LG는 16일까지 치른 15경기에서 단 8개의 홈런에 그쳤다. 15경기에서 22개씩의 홈런을 친 삼성과 롯데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홈런이었다.
하지만 17일 잠실을 떠나 인천 SK행복드림구장으로 원정을 떠난 LG는 모처럼 4개의 홈런을 앞세워 SK에 6대 1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양상문 감독의 기대에 못미쳤던 선발 루카스도 4경기 만에 호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투타에서 오랜만에 균형을 이룬 LG는 8승8패로 승패에서도 균형을 맞췄다.
LG는 박용택의 연타석 선두타자 홈런과 양석환의 데뷔 첫 홈런, 오지환의 시즌 1호 홈런이 연달아 터지며 손쉽게 승리했다. 박용택은 4회초 솔로포로 프로야구 개인통산 23번째 800타점과 12번째 900득점을 달성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LG는 전날 KIA와의 경기에서도 5-5로 맞선 7회말 최경철의 솔로포와 이병규의 3점 홈런을 발판으로 10대 5 승리했다.
루카스는 그동안 중반에 볼넷을 남발하면서 대량 실점하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3월 31일 롯데전 4⅔이닝 4실점, 지난 5일 삼성전 3⅔이닝 5실점, 11일 두산전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 루카스는 앞선 경기들과 달리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6⅔이닝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안타 8개를 허용했지만 1점만 내준 뒤 7회말 윤지웅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올 때 LG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두산은 잠실경기에서 선발 니퍼트의 호투를 발판으로 롯데를 12대 1로 대파, 3연승을 거뒀다. 니퍼트는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3피안타(1피홈런) 1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안았다. 두산 타선은 1회 타자일순하며 7점, 2회에는 4점을 보태며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프로야구] 양상문 모처럼 활짝 웃었다
입력 2015-04-18 0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