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행신(59·사진) 현대교회 목사가 교회학교 교육에 들이는 공은 엄청나다. 1995년 경기도 이천에 현대교회를 개척한 그는 이듬해부터 19년간 매일 아침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굿모닝예배’를 인도했다. 같은 해 ‘어린이 역사기행’을 시작하면서는 사전 답사로 직접 만든 교재를 들고 어린이들과 전국 유적지 방방곳곳을 누볐다. 견문을 넓히고 세계사를 익히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청소년 역사기행’과 박물관 및 미술관, 사적지를 탐방하는 ‘토요문화학교’, ‘우리 고장기행’ 역시 박 목사가 직접 교재를 만들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그가 이처럼 교회 교육 프로그램에 열과 성을 쏟는 이유는 명확하다. 다음세대에게 좋은 신앙관을 심어줘 정감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지난 15일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의 교회에서 만난 박 목사는 자신이 기획한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 ‘다음세대에게 건강한 신앙을 전해주자’는 데서 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교회는 장년 성도 200여명에 어린이·청소년 150여명이 매주 예배를 드린다. 지역 중소형 교회임을 감안할 때 어린이·청소년이 많은 축에 속한다.
“평소 ‘어린이는 어른과 동등한 하나님의 백성’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어른인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어린이와 함께 배우는 사람이고요. 그런데 적지 않은 교회들이 아이들을 교육 대상으로만 치부해 버리더라고요. 오로지 장년 목회에만 관심을 갖는 곳도 꽤나 많았고요. 저는 이런 현실이 항상 못마땅했습니다. 어린이·청소년도 성인과 똑같은 무게를 두는 목회를 하고 싶었어요.”
교회 개척 후 다음세대 영성 교육을 위해 박 목사가 가장 고민한 것은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게 할 것이냐’였다. 가랑비에 옷 젖듯 자연스럽게 신앙을 전수하고 싶었던 그가 찾은 방법은 ‘굿모닝예배’였다. 평일에도 매일 교회와 가정에서 성경을 꾸준히 가르쳐 올바른 신앙습관을 전수하자는 목적에서였다. 96년 어린이 6명으로 출발한 굿모닝예배는 현재 매일 30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굿모닝예배 때 성경 본문을 같이 읽은 다음 질문을 하는데, 저는 절대 정답을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들 입에서 나오게 하지요. 그래야 아이들이 정확하게 정답을 인식하거든요. 얼마 전 성도 심방을 갔는데 한 여 집사님이 그러더군요.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이 학교에서 ‘누가 나를 가장 사랑하나’란 질문을 교사에게 받았는데 ‘주님이요’라고 말했다고요.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자리를 지키는 것 같지만 말씀이 차곡차곡 쌓이면 신앙이 됩니다.”
그가 찾은 또 하나의 방법은 ‘역사교육’이다. 인류 역사를 하나님이 어떻게 이끄는지 이해할 때 자연스레 기독교적 가치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게 아니었기에 박 목사는 기행문이나 역사책을 다량 구입해 매일 자투리 시간마다 읽어 지식을 보충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나온 결과물이 그가 손수 제작한 ‘역사기행·문화학교’ 자료집이다. 그는 모든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마다 일일이 사전 답사해 동선을 확인하고 박물관 자료를 모두 숙독한 뒤 자료집을 엮는다. 아이들이 역사 현장에서 자료집을 나침반 삼아 스스로 문화재를 탐방할 수 있도록 매번 만드는 것이다. 역사기행이 끝나면 일일이 사진을 찍어 묶은 사진집도 손수 만들어 배포한다.
‘품이 너무 많이 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투자하지 않으면 교육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교회 교육은 주일 1시간 예배하고 분반 공부하는 걸로 끝이 아닙니다. 삶 전반이 교육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목회자는 다음세대가 신앙을 형성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 한 교회 교육은 앞으로도 목회현장에서 계속 외톨이가 될 겁니다.”
이천=글 양민경 기자·사진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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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④ 이천 현대교회 박행신 목사 인터뷰
입력 2015-04-20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