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탄도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한국과 미국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한·미 양국은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7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한·미 억제전략위원회(DSC)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KIDD에는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데이비드 헬비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참석했다.
DSC는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각각 대응해온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와 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CMCC)를 통합한 것이다. 북한이 최근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이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능력을 갈수록 고도화함에 따라 지금까지 핵과 미사일로 이원화돼 있던 대응 체계를 일원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류 실장은 “북한 미사일 능력 증강이 가장 심각한 위협이어서 이번 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간에 실전배치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되긴 했지만 북한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 등을 양국 국방 당국이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KN-08에 장착해 미 본토로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게 미군의 평가”라고 말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KN-08을 시험발사도 하지 않았다며 실전배치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었다. 핵탄두 소형화 능력에 대해 류 실장은 “북한이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는 데 양국 의견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 양국 국방 당국은 방어(Defend)·탐지(Detect)·교란(Disrupt)·파괴(Destroy)를 지칭하는 ‘4D’ 작전 개념을 작전계획 수준으로까지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미 탐지된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와 미사일을 재래식 정밀무기를 이용해 파괴하는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은 실전배치된 탄도미사일을 신속히 이동시켜 어느 곳에서나 원하는 시간에 발사할 수 있는 TEL을 스커드미사일 40대, 노동미사일 40대, 무수단미사일 14대, KN-08 6대 이상 등 200대 가까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국은 새로 출범하는 DSC를 통해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 체인(미사일 탐지에서 요격까지의 일련의 과정)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양국의 정보 공유와 상호 운용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한편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증언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사드 배치를 한국 정부와 협의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bwbae@kmib.co.kr
[7차 통합국방협의체] 한·미, 北 이동발사대 파괴 능력 키운다
입력 2015-04-17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