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유명 강의를 일반에 공개하는 ‘한국형 무크(K-MOOC)’ 사업이 예상대로 서울지역 주요 대학의 ‘잔치’로 마무리됐다. 참여 대학으로 선정된 10곳 중 7곳이 서울지역 대학이다. 지역거점 국립대의 경우 부산대만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는 16일 한국형 무크 사업에 참여할 대학 10곳과 27개 강좌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에는 48개 대학이 신청해 경쟁률 4.8대 1을 기록했다.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수강자를 제한하지 않는 대규모 강의를 수강료 없이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뜻한다. 온라인에서 수강생끼리 토론하는 쌍방향 학습도 가능하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 교수들이 2012년 4월 발족한 코세라(Coursera)가 대표적이다. 코세라에는 현재 114개 기관의 839개 강좌가 개설돼 있다. 이용자는 1000만명에 이른다. 무크는 국내에서도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은 대학에 새로운 교육 시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7곳, 지역에서는 부산대 포항공대 카이스트가 선정됐다. 포항공대와 카이스트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지방대 중에는 부산대만 유일하게 뽑힌 것이다.
지방대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지방 국립대 관계자는 “좋은 강의가 서울에만 있는 게 아닌데 서울에 지나치게 쏠렸다”며 “온라인 강좌로 유명 대학은 더 유명해지고 지방대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선정된 10개 대학에 1억원씩 지원한다. 대학 자체적으로 20억원을 마련해 하반기에 시범강좌 20여개를 운영키로 했다. 9월부터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접속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의는 한국어로 진행되고 영어 자막이 제공될 예정이다.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학내 정규교과로 개설해 학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한양대는 다른 대학과의 학점 교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주요대 ‘잔치’로 끝난 명강의 일반인 공개 사업
입력 2015-04-17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