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증가하면서 유니온페이와 제휴를 맺는 국내 카드사가 늘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로 양분되던 국제 브랜드카드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엔 유니온페이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국내 카드사가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해 중국인 613만명이 한국을 다녀갔다. 명동, 동대문 등 주요 관광지에 가면 중국어가 자주 들리고 중국어로 쓰인 안내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4년 비거주자의 국내카드 이용실적은 11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신협회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유니온페이카드 이용금액의 증가율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비거주자의 유니온페이 이용 비중은 2008년 1.1%에서 지난해 56.3%로 늘었다.
국내 카드사들은 유커를 잡기 위해 유니온페이 이용자들을 위한 전용라운지를 운영하고 관광객에 특화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BC카드는 명동과 동대문에 VIP라운지를 열고 물품보관,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동대문 두타와 GS25 등에서 플라스틱 카드 또는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되는 ‘퀵패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쇼핑 시 세금환급을 쉽게 받을 수 있는 ‘KPASS신한러브코리아카드’를 선보였다.
국내에서 유니온페이 브랜드 카드 발급이 늘면서 국내 카드사가 유니온페이를 기반으로 중국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KB국민카드는 16일 유니온페이, LG유플러스와 함께 모바일카드 발급 및 결제 서비스 업무 제휴 협약을 맺었다. 7월부터 국내에서 발급받은 유니온페이 브랜드가 탑재된 KB국민카드로 중국 현지 가맹점에서 NFC 단말기를 통해 접촉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중국에는 현재 약 500만대의 NFC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비자·마스터 근간 흔든 中 ‘유니온페이’의 힘
입력 2015-04-17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