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덕에 대박… 비타500, 표정관리 중

입력 2015-04-17 02:04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돈 전달 과정에서 ‘비타500’(사진) 박스를 이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비타500이 대박을 맞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관련 패러디가 잇따르고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편의점 CU는 비타500과 관련한 보도가 나온 15일 낱개 판매하는 비타500(100㎖) 매출이 전날 대비 51.7% 상승했다고 16일 밝혔다. 비타500 10개입 상자 판매는 전날 대비 48.7%, 20개입 상자는 28.8% 각각 늘었다.

또 다른 편의점인 GS25도 상황은 비슷하다. 15일 비타500 매출은 일주일 전에 비해 평균 22.4% 늘었다. 180㎖ 병 매출은 30.9%, 240㎖ 캔은 22.1% 각각 증가했다. 100㎖도 19.1%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음료가 많이 팔리는 계절이 오기도 했지만 제품 자체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아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타500에 대한 판매 증가는 보도 이후 나온 네티즌들의 각종 패러디 및 풍자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보도 당일부터 비타500 배송 차량 사진을 두고 ‘새로운 현금 수송 차량’이라고 한 글과 비타500 병뚜껑 내부 글씨를 ‘축 3000만원 당첨’이라고 바꾼 이미지 등이 급속히 확산됐다. 또 비타500 광고 사진에 ‘나랏일을 하려면 이 정도는 마셔줘야!’ ‘한 박스의 활력 총리도 반한 맛’이라는 문구를 합성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사의 경우 비타500 박스를 직접 구해 5만원권과 1만원권을 섞어 얼마나 들어가는지 실험을 하기도 했다. 제조사인 광동제약의 주가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보도 당일 전날 대비 2.41% 오른 데 이어 16일에는 3.36% 올랐다. 장중에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광동제약 입장에선 뜻하지 않은 홍보효과에 매출 상승효과까지 거두고 있지만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사안 자체가 워낙 중대하고 돈 전달용으로 제품이 사용된 것을 두고 특정한 반응을 내놓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