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시즌 초반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원지는 프로야구 감독들이지만 비난은 KBO(한국야구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그때그때 기준이 달라지는 규정을 강조하며 사태를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16일 KBO 자유게시판은 시끄러웠다. 야구팬들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해 항의성 글들을 올렸기 때문이다.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김기태 KIA 감독은 7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심판 판정에 항의했다. LG의 대주자 문선재가 2루 도루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주루 라인을 벗어나 태그를 피했고, 심판은 2루 세이프 판정을 했다. 김 감독은 문선재의 ‘3피트 아웃’을 주장했다.
프로야구 규칙에 따르면 주자가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 이상 벗어나서 달렸을 경우 아웃된다. 김 감독은 문선재가 베이스러닝 때 3피트를 벗어났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그라운드에 누워 180㎝인 자신의 키와 비교했다. 그러나 심판은 김 감독에게 항의 시간 5분을 경과했다며 퇴장 조치를 내렸다. 올 시즌 KBO가 만든 스피드업 규정에 따른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다음 날 심판대기실을 찾아 이에 대해 사과했다.
또 다른 논란은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발생한 빈볼 사건에 대한 KBO의 결정이다. KBO 상벌위원회는 몸에 맞는 볼을 던져 퇴장 당한 한화 이동걸 선수는 물론 선수단 관리에 소홀했다며 김성근 감독과 한화 구단에도 벌금을 부과했다. 빈볼만으로 감독에게 벌금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다수의 야구팬들은 그라운드에 누워가며 심판 오심에 어필했다며 김기태 감독에게 ‘눕기태’라는 별칭을 붙여주며 응원하고 있다. 빈볼에 혹사 논란으로 비난을 받는 김성근 감독의 경우 형평성 없는 KBO 규정의 희생양이 됐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비난의 화살은 KBO로 쏟아지고 있다. KBO가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주다. KBO는 늘 소통 부재의 문제점으로 논란을 야기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KBO는 경기장 내 음식물 반입과 가방 개수 등을 제한하는 ‘SAFE 캠페인’,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스피드업 규정’을 만들면서 야구 관계자들과 야구팬들의 반발을 샀다. 제대로 홍보도 하지 않은 채 규정부터 만들어 시행한 게 발단이 됐다.
한 야구 관계자는 “800만 관중 돌파는 결국 야구팬들이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KBO의 소통 부재가 계속될 경우 팬들도 야구를 외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타임아웃] KBO 규정, 그때 그때 달라요!
입력 2015-04-17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