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등 교계는 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실체적 진실과 미래의 희망을 간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기총은 성명서에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처럼 한국교회는 상처받은 가족들이 비극적인 현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제대로 된 활동을 해 진실이 명명백백히 규명돼야 한다”며 “세월호 선체를 최대한 빨리 온전히 인양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제는 희망의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기총은 “고난이 고난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미래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며 “사랑과 용서, 위로와 이해로 하나돼 절망을 딛고 일어나 희망을 품고 나아가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한교연은 ‘세월호, 실체적 진실을 인양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진상규명 의지와 사태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한교연은 우선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특별위는 발족된 지 반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실종자 9명을 찾기 위한 노력도, 선체 인양 계획도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깊은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데 보상금 액수를 거론하는 것은 유족들에게 또다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이라며 진정성 없는 정부 조처를 비판했다. 한교연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희생자 가족 편에 서서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고 ‘실체적 진실’을 인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교연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한국교회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다”면서도 “교회 안에 (‘세월호를 잊지 말자’와 ‘이제는 잊자’라는) 두 가지 마음이 존재하는 현실 앞에서 그것이 진정 이웃의 필요를 채운 것인지, 우리의 필요를 채운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교회의 자성을 요구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황용대 목사)도 입장 발표를 통해 “세월호 참사는 물질적 풍요만을 좇는 시대풍조와 부실한 국가안전시스템으로 천하보다 귀한 생명(마 16:26)이 희생당한 비극”이라며 “세속의 성공을 하나님의 축복과 구원의 표징이라고 여긴 교회 또한 비극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고백했다. 기장은 “세월호 참사 1주기, 우리는 굳게 닫힌 무덤 문을 열고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진실의 부활을 위한 행진에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세욱 양민경 기자 swkoh@kmib.co.kr
한기총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한교연 “실체적 진실 인양해야”… 세월호 1주기 맞아 한국교회 성명
입력 2015-04-17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