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도 전기차 신바람… 美·日·獨 친환경정책 덕분, 총 등록대수 100만대 전망

입력 2015-04-17 02:47
유가가 떨어지면 전기차는 잘 안 팔린다는 게 상식이다. 유지비가 낮은 이점이 사라지고 구매자의 관심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대를 통해 자동차 배출가스 등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정책 추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s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1월 1만4512대에서 매월 꾸준히 늘어 12월에는 3만7511대가 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저유가 추세와는 반대 흐름인 셈이다.

삼성SDI는 16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정책이 저유가 상황에서 전기차 보급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간 판매량이 2010년 1만7000대 수준이던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연간 10만대를 처음 넘어섰다. 올해는 총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테네시, 델라웨어,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전기자동차 공장 설립 자금은 물론 배터리, 모터 등 30개 핵심 부품에 대한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공공기관에서 구매하는 관용차량의 50%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나 전기차(EV)로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에서는 전기차 인프라 확산을 위해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닛산이 일본충전서비스(NCS)라는 공동출자기업을 설립하고 숙박시설, 고속도로, 편의점 등에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은 급속 충전 시스템을 현재 100여개에서 2020년까지 70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덜란드·덴마크·독일 등을 잇는 주요 고속도로에 충전시설 155개를 신설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삼성SDI는 “전기자동차 시장은 올해 260만대에서 5년 뒤인 2020년에는 770만대로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