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농구에서 울산 모비스가 ‘감독 사관학교’가 됐다. ‘만수(萬手)’ 유재학(52) 감독으로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은 코치들이 잇따라 프로팀 사령탑에 선임되고 있다.
여자 프로농구 용인 삼성은 16일 임근배(48) 전 울산 모비스 코치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임 감독은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 전자랜드와 모비스에서 유 감독을 보좌해 세 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후 개인 사정으로 캐나다로 건너가 가족과 함께 지내다 이번에 삼성의 부름을 받았다. 임 감독은 “저를 믿고 선택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여자농구 명가 삼성의 명성에 걸맞은 구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감독이 새 사령탑에 선임된 데에는 유 감독의 영향이 매우 컸다. 삼성 관계자는 “임 감독이 여자농구 경험이 없지만 유 감독과 오래 함께 했다는 점이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지도자인 유 감독으로부터 선수단 장악과 다양한 전술을 많이 배웠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남자 프로농구 부산 kt도 이번 시즌까지 모비스에서 코치로 지낸 조동현(39)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30대로 젊은 나이지만 kt 지휘봉을 잡게 된 요인으로는 역시 유 감독에게 배웠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조 감독은 2012-2013시즌이 끝나고 은퇴하자마자 선수시절 성실함을 높이 산 유 감독의 요청으로 모비스 코치로 합류했다. 조 감독도 “내가 kt 사령탑에 오른 것은 유 감독님께 배웠기 때문”이라며 “그 DNA를 물려받아 꼭 좋은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 SK 문경은(44) 감독도 선수시절 유 감독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인천 SK와 전자랜드에서 뛰던 2001-2002시즌부터 2003-2004시즌까지 유 감독과 사제지간으로서 한 팀에 몸담았다.
유 감독은 흡족한 표정이다. 그는 “아주 보람된 일이다. 흔쾌히 떠나라고 전했다”며 “부디 각자 맡은 팀에서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모규엽 기자
프로농구 감독 사관학교 모비스… ‘만수’ 유재학 감독 밑에서 수업 받은 코치들 잇따라 사령탑 선임돼
입력 2015-04-17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