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선물

입력 2015-04-17 02:20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에게 어린 아들이 다가와 무언가가 적힌 종이를 건넸습니다. 엄마는 젖은 손을 앞치마에 닦고 종이를 받았습니다. 종이에는 이 같은 내용이 가득 적혀 있었습니다.

‘잔디 깎은 대가 5달러, 금주에 내 이부자리를 알아서 정리한 가격 1달러, 가게 심부름 50센트, 쓰레기 버리기 1달러, 지난번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것 5달러, 마당 청소 2달러….’

아들은 눈을 반짝이며 종이를 읽는 엄마의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엄마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지요. 엄마는 잠시 고민하다 펜을 꺼내 종이 뒷면에 이런 문구를 적어 내려갔습니다. ‘내 뱃속에서 너를 키운 값 무료, 네가 아플 대마다 기도하고 간호해준 값 무료, 너에게 건넨 충고들 무료, 네게 가르쳐준 갖가지 지식들 무료, 네 학비와 교육비 무료….’ 아들은 엄마가 종이 뒷면에 적은 이런 내용들을 읽다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아들은 엄마를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정말 사랑해.”

사람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그런데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간에게 꼭 필요한 물, 햇빛, 공기 등은 모두 공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많은 것들을 공짜로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구원의 대가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구원은 공짜입니다. 은혜의 선물입니다. 대신 하나님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것을 지불하셨습니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했으니까요.

우리의 몸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샀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듣는 말 중 가장 가슴 아픈 말은 “부모님이 지금까지 저에게 해준 게 뭐가 있습니까”라는 말일 겁니다. 반대로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부모님 덕분에 행복하다”는 것이겠지요.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었느냐고 묻는 건 자신의 신앙이 미숙하다는 걸 자인하는 겁니다.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말들일 것입니다. “나 같은 게 살아서 뭐해.” “내가 뭘 할 수 있겠니.” “나는 바보야.” “늙으면 빨리 죽어야 해.”

지금이라도 주변 사람들과 이런 고백을 주고받읍시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보물이라고, 우리 자신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면 하나님이 슬퍼하신다고. 우리가 받은 축복들은 우리의 노력에 의해 얻어진 게 아니라 하나님이 베푸신 것들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은혜를 잊으면 하나님을 원망만 하게 되고 하나님의 축복도 늦게 받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산 것은 모두가 주님의 은혜입니다.

남은 우리의 삶 역시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에 살 수 있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선물인 은혜를 기억하며 범사에 감사할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민중인 인천 창후감리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