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노재경] 청년아, 어디 있느냐

입력 2015-04-17 02:37

어떤 에피소드다. 어느 크리스천 직장인이 30대 중반의 미혼 여성 동료에게 성실하고 인품이 훌륭한 사람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여성은 좋다며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소개시켜 줄 청년이 교회에 다니는데.” “부담되네요.” 그 여성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양했다. 왜 성실한 교회 오빠들이 젊은 여성들에게 부담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을까.

‘9포 세대’라는 우스개가 나오는 시대다. 연애 결혼 출산 포기라는 ‘3포 세대’를 지나 내 집 마련과 취업을 포기한 ‘5포 세대’라는 말이 나왔다. 이제는 꿈과 희망을 포기한 ‘7포 세대’에서 건강과 외모까지 포기한 ‘9포 세대’라는 말까지 있다.

청년들이 왜 이렇게 포기부터 하는 것일까. 자본주의라는 정글을 헤쳐 나가기에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201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대가 659만명, 30대가 779만명이다. ‘2030세대’가 총 인구의 29.9%인 1438만여명이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면서 착취당하며 ‘열정 페이’를 지급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자신감을 잃고 착취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볼 때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2030세대’ 통계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753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48.5%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중 기독교가 276만여명으로 17.7%, 천주교가 162만여명으로 10.4%, 불교가 302만여명으로 19.4%였다. 유교가 2만여명, 기타가 11만명이었다.

그런데 이런 수치와 달리 캠퍼스 사역자들은 복음화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사역자들의 말에 따르면 기독교 계통의 동아리가 사라지고 있으며 복음주의적 기독동아리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선교단체들이 재정비하고 있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대학생들 사이에선 학점과 취업 준비로 복음이 들어갈 틈이 거의 막혀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무엇이 청년의 특징인가. 어떤 믿음만 주어진다면 꿈으로 뭉쳐진 뜨거운 피와 용기로 미래를 향해 돌진하는 저돌성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청년은 4·19혁명 때 민주주의와 역사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지 않았는가.

꿈은 계산하지 않는다. 세상이 계산할 따름이다. 그래서 꿈은 뒤돌아보지 않고 안주하지 않는다. 한국의 청년들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면 그들의 몸은 청년이지만 마음은 죽음을 앞둔 노인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30대 청년이었다. 물론 교회는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그 정신만큼은 청년 예수의 정신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고백한다면 그의 지체인 우리는 당연히 젊은 청년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영원한 청년이어야 하며 영원한 청년으로 살아야 한다.

청년아, 계산하지 말자. 계산은 사람을 유약하게 만든다. 꿈은 계산하지 않는다. 청년아, 지금 어디 있는가. 교회에 영원한 청년 예수가 있는가. 예수를 벗 삼아라.

노재경 목사(예장합동 총회교육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