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직격 인터뷰-뮌라잉 미얀마 농업관개부 장관] 한국이 전수한 새마을운동 미얀마 농업 발전에 큰 힘

입력 2015-04-17 02:49
뮌라잉 미얀마 농업관개부 장관이 1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국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한·미얀마 간 농업 협력과 한국 기업의 대미얀마 투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미얀마는 2011년 4월 신정부 출범 이후 경제개혁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1인당 국민소득이 라오스·캄보디아와 비슷한 동남아시아의 최빈국 중 하나이지만 특히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나라다.

‘미얀마 농업관개부 한국대표부’(배대열 대표) 소개로 1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르네상스서울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뮌라잉(63) 미얀마 농업관개부 장관을 만났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얀마의 농업 발전에 한국의 새마을운동 전수 등 도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병아리콩 등 미얀마산 질 좋은 농산물들을 한국에 많이 수출하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한국에 온 계기는 무엇인가.

“7차 세계물포럼(WWF) 참석차 왔다. 포럼에선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보존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협의했다. 장관회의에도 참석했다.”

-지난해 초 방한해 한·미얀마 간 농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농업 협력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MOU는 양국 간 농업 및 농촌정책 정보 교환, 기술협력 및 전문가 교류, 미얀마 농업 기계화, 차관 제공 등을 목적으로 체결한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70% 가까이 되는 인구가 농업에 종사한다. 그래서 농업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 정부는 미얀마에서 농산물 보관, 저장, 가공 등과 관련한 센터도 지어줬다. 한국의 도움으로 전에는 손이나 소를 이용해 농사지었는데, 지금은 기계화가 되고 있다. 100ha 정도 되는 곳을 시범적으로 선정해 기계화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많이 도와주고 있다.”

-우리나라가 2012년 미얀마를 시범국가로 선정해 새마을운동 공적개발원조(ODA)를 추진해 왔다. 특히 2014년부터 2019년까지 246억원을 지원해 새마을 복합센터 건립 등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미얀마 내 평가는 어떤가.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처음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한국이 빠른 시간 내에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그런 것들에 대해 미얀마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미얀마에서 새마을운동을 적용해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들이 ‘나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번에 새마을운동을 최초로 시작했고, 관련 실무자들도 한국에 와서 연수를 받고 있다.”

-병아리콩 등 미얀마산 농산물이 미얀마 농업관개부 한국대표부에 의해 현재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제6회 국제 외식산업 식자재 박람회에서 소개되고 있다. 미얀마산 농산물의 품질과 우수성 등에 대해 설명해 달라.

“농업국가인 미얀마는 농작물이 잘 자라는 기후와 환경을 갖고 있다. 특히 병아리콩은 기후 특성상 품질이 매우 좋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품목이다. 쌀 수출도 전 세계 5∼6위를 차지한다. 옥수수 등 각종 곡류와 망고 등 열대과일도 많이 생산된다. 한국 국민이 품질 좋은 미얀마산 농수산물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많은 식품과 과일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품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한국에 수출하면 양국이 윈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얀마 진출 의향이 있는 한국 기업에 하고 싶은 말은.

“미얀마와 한국은 유사한 점이 많다. 어른에 대한 공경, 타인에 대한 배려 등 동양적인 풍습이 남아 있다. 미얀마에는 각종 한국 드라마가 소개되고 있으며, K팝 열풍 등으로 한류 붐이 조성돼 있다. 미얀마 국민들은 외국인들에게 거부감이 적지만 특히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이는 역으로 한국 분들이 미얀마에서 사업하기 좋은 여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분명 미얀마는 기회의 땅이다.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갖춘 나라다. 하지만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인들과 한국 업체가 과감하게 투자를 했으면 한다. 초창기라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기회 또한 많다고 볼 수 있다. 미얀마에 관심을 갖고 비즈니스 투어를 오게 되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 농업관개부는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원하는 기업들에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는 미얀마 농업관개부 한국대표부를 통해 미얀마와 협력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를 꾸준히 찾고 있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 같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한국은 과거 한때 우리 미얀마보다 가난한 나라였다. 우리가 식량을 원조해준 적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은 훌륭한 지도자와 부지런한 국민들이 똘똘 뭉쳐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정신으로 뛰다보니 지금은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그러한 경험이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종석 산업부장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