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도덕에도 진리는 있다’ 명제 찬찬히 입증

입력 2015-04-17 02:06

2013년 작고한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법철학자” “영어권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실력 있는 법철학자”로 평가되는 로널드 드워킨의 역작 ‘정의론’(2011년)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드워킨은 2000년대 내내 미국 법철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학자였다. 박 교수는 “드워킨의 일생은, 법은 정의로움을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을 증명하려는 기획이었다”면서 “그는 법 전체에 정의가 구현될 수 있다는 이상이 법의 생명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드워킨은 ‘도덕적 판단에도 진리가 있을 수 있는가?’라는 거대한 질문을 던지고, “도덕에도 진리는 있다”라는 명제를 설득력 있게 입증해 나간다. 그것은 오늘날 만연한 회의주의적 관점, 즉 도덕적 진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입장의 차이들만 있다는 관점을 논박한다.

‘사실’이 아니라 ‘해석’일 수밖에 없는 도덕적 판단의 영역에서 어떻게 진리를 도출할 수 있을까? 드워킨은 여기서 가치들의 의존성과 연계성을 강조하면서 진리로 추대될 수 있는 명제들은 바로 여러 가치들과의 통합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드워킨이 보기에 가장 도덕적인 것은 가장 통합적인 것이다.

드워킨은 이 책에서 법은 가치들의 투쟁이며, 정의는 평등, 자유, 민주주의, 법 등 다른 가치들의 조합과 지지에 의해서만 성립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