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시’ 이승우, 클래스를 증명하라

입력 2015-04-16 02:33

그의 별명은 ‘한국의 메시’다. 어린 나이에 공 좀 찬다고 얻은 별명이 아니다. 스페인에서 축구 스타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이승우(17). 그는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유소년시스템 ‘라 마시아’에서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 걷고 있다. 바르셀로나 후베닐A(17∼19세) 소속의 이승우는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U-18 대표팀에 합류해 29일 개막하는 수원 JS컵에서 국내 팬들에게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낸다.

이승우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몇 개월 만에 경기에 뛰게 돼 긴장된다. 18세 형들과 잘 호흡을 맞춰 대회를 준비하겠다”며 “10월 칠레에서 열리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에 20세가 되는 이승우는 “국가대표는 어릴 때부터 품어 온 목표다.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성인 국가대표 최연소 기록은 17세 241일의 김판근이 갖고 있다. 이승우는 메시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한국의 메시라고 불러 주셔서 영광”이라며 “앞으로 메시처럼 최고의 선수가 돼서 같이 운동도 하고 경기에도 나서고 싶다. 나도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것이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우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19조(18세 미만 선수의 해외이적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만 18세가 되는 2016년 1월 6일까지 FIFA가 주관하는 각종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의 실전 감각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수원 JS컵 출전을 허락했다. 이승우는 비공식 경기에만 출전하다 보니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루빨리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승우와 장결희(17·후베닐B), 백승호(18·후베닐A)도 차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와 백승호만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이승우는 대동초등학교 시절인 2010년 유소년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다농 네이션스컵’에서 득점왕에 올랐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스카우트의 눈길을 사로잡아 이듬해 ‘라 마시아’에 입단했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데뷔한 2011-2012시즌 인판틸A(13∼14세)에서 26경기에 출장, 38골을 쓸어 담았다. 2012-2013시즌엔 카데테B(15세)에서 14경기에 나가 22골을 터뜨렸다. 또 스페인 국제 유스대회 최우수선수(MVP) 및 득점왕에 오르는 등 수많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승우는 2013년 바르셀로나와 5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수원 JS컵은 박지성(35·은퇴)이 이사장인 JS파운데이션이 유소년 축구 발전 등을 위해 마련한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다. 대회는 다음달 3일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우루과이, 벨기에 등 4개국 U-18 대표팀이 참가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