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재부흥 프로그램 ‘투틴’ 첫선 보인다

입력 2015-04-17 02:24
한영주 소장(왼쪽)과 채선기 연구원은 “상담 프로그램 ‘투틴’으로 교회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틴은 오는 24일 교회학교 재부흥을 위해 한국 교회에 첫 선을 보인다. 강민석 선임기자
학생과 교사들이 참여한 '성수식' 모습.
‘교회학교가 위기다’라는 말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수년 전부터 이에 대한 경고들이 나왔음에도 아직까지 한국 교회는 제대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계속 위기 타령만 할 것인가.

국민일보와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부설 15세상담연구소에서 함께 개발한 ‘투틴(two-teen)’ 프로그램이 교회학교 재부흥을 위한 대안으로 오는 24일 한국 교회에 첫선을 보인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 단계부터 이끌어온 15세상담연구소 한영주(43) 소장과 채선기(40) 책임연구원을 지난 13일 서초구 효령로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만났다.

투틴은 15세 청소년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십오통활(十五通活)’의 교회학교 버전이다. 십자가 모양의 ‘t’와 십대를 뜻하는 ‘teenager’의 t 두개를 합해 만든 조합어다. 십자가의 흔적을 가슴에 새긴 십대들을 의미한다.

한 소장은 “사춘기를 겪는 시기야말로 인생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이 때 아이들의 뇌는 새로운 자극들에 리모델링 되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구조를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이들은 이 시기에 딱 한 가지 자극만 받는데, 바로 “공부해!”라는 거다.

한 소장은 “학습에 관한 자극만 받으니 ‘옆에 있는 아이보다 내가 더 잘해야지’ 같은 경쟁의식만 남게 된다”며 “요즘 아이들이 공감 능력이나 예의, 사회성이 없다고 하는데, 다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틴은 경쟁에서 살아남는 아이가 아니라, 인간적이고 특히 하나님의 성품을 가르쳐준다”며 “주위를 배려하고 나를 돌아보고, 나를 사랑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투틴에서 주목할 것은 각 활동마다 일종의 ‘통과의식’이 있다. 채 연구원은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진입하는 각각의 의식들을 치른다”며 “청소년들의 발달적 특성을 고려한 신체 움직임이나 오감을 활용하는 게임 등을 통해 각각의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통과의식을 통해 진정한 ‘거듭남’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파트인 ‘나’는 ‘나 자신과의 관계’와 관련된 영역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나’를 이해하고, ‘나’를 사랑하게 되는 게 목표다. 이때 시작한다는 의미로 ‘촛불길’ 통과의식을 거친다. 눈을 가리고 내 인생 길을 상징하는 줄을 잡고 걷는다. 중간중간 매듭은 내가 태어난 날, 돌잔치 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같은 중요한 순간들을 가리킨다. 잠깐 멈춰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는지,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내 삶을 돌아본다. 그 길(줄) 끝에서 리더(교사)는 학생들이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통과의식은 마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이웃사랑 실천을 목표로 하는 ‘너’ 파트가 두 번째. 또 세 번 째 ‘성’ 파트는 사춘기의 주요 관심인 ‘성’에 대해 다룬다. 건강한 이성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거룩한 ‘성’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이때는 ‘성수식(聖水式)’을 갖는다. 세례식 같은 느낌이다. 리더가 깨끗한 물에 아이들의 손을 담아 닦으면서 ‘너희들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껴보라’고 권면한다.

끝으로 ‘꿈’ 파트는 ‘진로선택과 결정’에 대한 영역이다.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따라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알고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트별로 다양한 의식들을 치른다.

한 소장은 “그동안 학교들에서 십오통활을 실시하며 청소년들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도 “학교라는 제한적 공간 때문에 학생들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교회에서 투틴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돌보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는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와 공동으로 24일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투틴을 실행할 수 있는 기독교 청소년 상담교육전문가 과정(TSSP·The Spiritual Shepherd Program)을 개강한다. 교회학교 부흥에 관심있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기초 초급 중급 등으로 이어지는 6단계 과정을 밟는다. 이수자에게는 투틴 진행 자격증을 부여한다(02-522-7315, 8315·kmib.co.kr).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