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얼마 전 한국의 10대가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었다. 이 책은 전쟁기계로 내몰린 아이들에 관한 보고서다. 미국 컬럼비아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10년간에 걸친 현장조사와 400명이 넘는 소년병 출신과의 인터뷰, 소그룹 토론 등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전쟁에 발을 들여놓게 됐는지 심층 취재했다.
세계 곳곳의 무장단체들은 편의성, 저비용 등의 이유로 소년병을 모집한다. 무장단체에 맞서 싸우는 정부군도 소년병을 징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애국심과 복수심에 불타는 아이들이 소년병에 가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소년병은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 14세의 칼레드는 IS에 들어가 처음 총을 잡은 지 보름 만에 전투에 참가했다.
단지 소년병만 있는 게 아니다. 전체의 40% 정도가 소녀라는 주장도 있다. 소녀병은 다양한 방식으로 착취당하고 성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일부 소녀병은 임신한 상태에서 지뢰제거, 스파이, 짐꾼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한 소녀병은 아기를 지우기 위해 자신의 복부를 짓눌렀다고 증언했다. 끔찍한 실상을 종식시키기 위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상근 옮김.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손에 잡히는 책] 소년병들은 어떻게 전쟁기계가 됐나
입력 2015-04-17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