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지만 중국 증시는 더욱 미친 듯이 치솟고 있다. 이에 중국 안팎에서 버블(거품)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증시의 과열이나 버블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 넘게 상승했다. 중국의 2007년 증시 버블 때는 지금처럼 주가상승률이 100%를 돌파한 시점에 정부의 공식적인 과열 우려가 나왔다. ‘미친 소(狂牛)’ 장세로 불린 당시에는 지수가 6100선까지 뛰었다가 폭락을 거듭해 이듬해 2000선으로 주저앉았다.
7년여 만에 4000선을 회복한 지금도 중국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는 IT 업종의 지난 7일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20배까지 치솟았다”며 거품론을 제기했다. 대만 중국시보는 “중국과 홍콩 당국은 물론 현지 언론들도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투자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펀더멘털이나 정책 성과와는 상관없이 당국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만으로 투자심리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 거품론의 근거다.
하지만 15일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년 만에 최저치(7.0%)로 나와 경기부양을 계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증시 부양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영증권 김선영 연구원은 “부양·개방·상승이 중국 증시의 중장기적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내리기 직전인 지난해 7월 말부터 올해 3월 말까지 8개월간 자산운용사 수신액과 증시 투자자예탁금 증가액이 54조9000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비중도 대폭 커지고 신용융자잔고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과열 양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은 다르다”며 “비싸진 중국의 대안으로 한국이 글로벌 유동성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개미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업종별로 빠른 순환매가 나타나 개인들이 다음에 오를 업종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개인들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장세여서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1년새 100% 오른 증시도 ‘버블’ 경고음… 2008년에도 과열 이후 폭락
입력 2015-04-16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