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볼’ 이동걸 5경기 출장정지·벌금 200만원… 김 감독 “형평성 있는지 묻고 싶다”

입력 2015-04-16 02:37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발생한 빈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빈볼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감독과 구단에 벌금을 부과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BO는 15일 서울시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빈볼을 던진 한화 투수 이동걸에 대해 출장정지 5경기와 벌금 200만원의 제재를 부과했다. KBO는 이례적으로 감독과 구단에도 징계를 내렸다. KBO는 “선수단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김성근 감독에게 제재금 300만원, 한화 구단에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KBO가 감독에게 선수단 관리 문제로 벌금을 부과한 것은 세 번째이며, 2003년 이후 12년 만이다. 하지만 앞선 두 사례는 빈볼 후 선수단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사실상 빈볼만으로 감독에게 벌금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김 감독은 강력 반발했다. 김 감독은 “벌금은 낼 수 있다. 하지만 상벌위원회의 결론에 형평성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선 사례와 다른 결론을 내지 않았나. 앞으로 빈볼 논란이 생기면 모두 더그아웃 지시로 판단하고, 감독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그아웃 지시로 빈볼을 던졌다’는 롯데의 주장을 KBO가 일방적으로 들어준 것이란 불만이 한화 측에서 제기됐다. 야구계에선 앞으로 빈볼 논란이 일어날 경우 지시 여부를 떠나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상황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KBO는 신설된 조항에 따라 김 감독에게 벌금을 부과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7일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빈볼, 폭행, 도핑규정 위반 등의 경우 해당 구단에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KBO 관계자는 “절대 감독의 지시로 빈볼이 나왔다는 걸 인정한 건 아니다”며 “빈볼의 고의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감독에게 벌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