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침체에 빠져있는 미국 프로골프계가 조던 스피스(22·사진)의 등장에 반색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40) 이후 이렇다 할 스타가 없던 미국에서 스피스라는 ‘혜성’이 나타나자 한껏 들떠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제패한 스피스가 우즈 이후 침체에 빠진 미국 골프를 건져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도 “골프 방송 프로듀서들이 한동안 대회 때마다 우즈에 카메라를 고정시켰듯이 이제는 스피스를 따라다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ESPN 스포츠센터 앵커 매트 배리는 “이번 마스터스에서 최대 승자는 바로 미국 골프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의심할 여지없는 1인자를 우리는 원하고 있는데 스피스가 딱 그런 인물”이라고 반겼다.
미국에선 슈퍼스타 우즈가 침체를 겪으며 골프의 인기가 쪼그라들었다. 세계 최대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 골프는 매출이 28%가량 줄었다면서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18세에서 30세 사이 청년층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최근 10년 사이에 35%나 감소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우즈가 침체를 겪는 사이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 애덤 스콧(35·호주), 리 웨스트우드(42·잉글랜드) 등이 세계 골프를 호령했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선 이들이 자국 국민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인기 회복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스피스가 만 22세가 되기 전에 투어 대회 2승에 이어 마스터스까지 제패하자 미국 골프계가 그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고 있는 형국이다. 골프 전문 기자 밥 해리그는 “우즈처럼 어린이들이 우상으로 여길 새로운 젊은 스타 선수가 탄생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스피스 찬가’에 열중이다. 텍사스주 지역신문인 댈러스 모닝 뉴스는 스피스가 고교 시절 마스터스 제패를 꿈꿨다고 보도했다. 스피스는 16세 때인 2009년 장학금을 지급해 준 한 부부에게 자필로 “내 꿈은 앞으로 프로 골프 선수가 돼서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우즈 침체 이후 인기 시들했던 골프… 스피스 등장에 美 골프계 환호
입력 2015-04-16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