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아버지께서 직장암 말기이십니다. 7년여 전에 발견해 수술을 받았으나 재발해 수술은 불가능한 상태로, 한 달에 한 번 입원해 약물로 치료 받다가 지금은 그마저도 잘 안 되는 상태입니다. 얼마 전부터는 다리를 절어서 걸어 다니지 못할 만큼 아프다고 하십니다. 혹시나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현재 임상시험 대상 암환자를 공모 중인지 궁금해 글을 남겨봅니다.
이 사례는 3년여 전 한 대학병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로 말기 암환자와 가족이 치료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심정을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으로 암 발견 및 치료효과가 현저히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제가 없는 환자들도 많은 상황이다. 아예 치료방법이 없으면 모를까 해외에는 조금이나마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거나 도입할 수 없다면 당사자나 가족으로서는 일말의 희망이 오히려 절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런 환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임상시험(Clinical trial)이다. 임상시험은 새로운 치료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실험적 연구로, 새로운 치료방법의 효능과 안전성이 동물에서 먼저 증명되더라도 사람에게 적용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러한 임상시험을 거쳐야만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방법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임상시험이 있다고 해서 모든 환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에게는 마지막 희망이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만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이 엄격하고, 환자가 견디기 힘들거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임상시험이 중단될 수 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로서는 치료 가능성을 늘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참여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해당하는 임상시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데 최근 치료효과가 높은 표적항암제의 경우 암세포의 유전자형과 표적단백이 치료제와 적합한지 확인해야 한다.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이 있는지, 또 참여가 가능한지 확인하려면 주치의에게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임상시험등록시스템(clinicaltrials.go)이나 WHO(apps.who.int/trialsearch)에서도 각국의 임상등록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찾아볼 경우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질병관리본부에서 구축해 무상으로 운영하는 국립보건연구원 임상연구정보서비스(Clinical Research information Service, CRIS)를 활용하면 좋다. 뿐만 아니라 일부 대형 병원들은 자체적(임상시험센터)으로 피험자 모집공고 등 임상시험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모집중이거나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을 소개하면 △전이성 뇌암에 대한 수술 중 고열치료법의 안전성 및 효능 검증을 위한 1·2상 △전이암 환자에 대한 뜸 치료의 식욕부진 및 삶의 질 개선 효과 △전이성 및 재발성 노인 위암 환자에서 1차 항암화학요법으로 복합요법과 단독요법 군간의 치료 효과 및 순응도 비교; 다기관 무작위 배정 3상 △진행성 간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OPB-111077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조사하기 위한 제I상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Globo H-KLH(OPT-822) 활성 면역 요법의 2·3상 등이 있다.
조민규 기자
[암과의 동행] 마지막 보루 병원 임상시험 어떻게 참여하나… 주치의와 상담이 지름길
입력 2015-04-20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