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아웃에서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나와 그라운드에서 대치하는 벤치클리어링은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지만 순기능도 있다. 바로 팀의 단결력을 높여 준다는 점이다. 이틀 전 벤치클리어링을 보여줬던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14일 나란히 승전보를 울렸다. 특히 강팀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기쁨이 더 컸다.
한화는 삼성에 5대 3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를 앞두고 승부는 추는 삼성에 기울어 있었다. 삼성이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데다 2년 동안 단 한차례도 한화에 지지 않은 ‘천적’ 윤성환이 마운드에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모처럼 매서운 응집력을 발휘하며 삼성을 꺾었다. 0-3으로 뒤지던 3회말 권용관의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김태균의 투런포, 이성열의 적시타가 터지며 곧바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6회말에도 권용관이 좌중간 2루타로 나가자 이용규의 보내기번트에 이어 이시찬의 기습적인 스퀴즈번트로 1점을 추가했다. 마운드도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선발 쉐인 유먼이 6이닝을 3실점으로 막은 후 권혁과 송창식, 박정진이 뒷문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노장 권용관은 LG시절이던 2013년 8월13일 삼성전 이후 609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빈볼로 인한 벤치클리어링으로 어수선했던 한화는 5년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삼성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둬 중상위권 도약을 노리게 됐다. 반면 삼성은 이날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된 SK 와이번스에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져 선두를 내줬다.
롯데도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를 앞세워 NC 다이노스를 5대 4로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다. 레일리는 3회초에 탈삼진 4개를 뽑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등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기록하며 5피안타 2실점으로 2승째를 올렸다.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열흘만에 복귀한 짐 아두치는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치는 등 4타수 2안타로 선봉에 섰다.
두산 베어스는 홈런 5방을 앞세워 kt 위즈를 18대 2로 대파했다. 두산은 장단 22안타를 치며 올 시즌 팀의 한 경기 최다 안타와 득점 기록을 세웠다.
모규엽 기자
벤치클리어링 효과?… 한화·롯데 나란히 승
입력 2015-04-15 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