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옥천읍을 통과하는 경부고속철도 ‘대전 남부연결선’ 철거를 놓고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현지 주민들이 갈등하고 있다.
공단 측은 200억원에 달하는 철거비를 문제 삼아 재활용을 모색하는 반면 주민들은 마을 앞을 가로막는 장벽을 걷어내 달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6월 대전 판암∼옥천을 잇는 경부고속철도 전용선로가 완공되면 옥천역∼옥천읍 삼청리 사이의 대전 남부연결선은 쓸모없게 된다. 2003년 건설된 이 구간은 기존 경부선 철도와 고속열차 전용선로를 연결하는 임시선로다.
이 선로가 소정·삼청리 마을 2곳을 관통하고 지상 10m 높이로 둑을 쌓은 구조여서 건설 당시부터 민원의 대상이 돼 왔다.
전용선로가 건설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은 지난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임시선로 철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10여 년간 마을을 가로막던 장벽을 걷어내고 부지는 원래의 주인인 주민에게 되돌려 달라는 요구였다. 국무총리실과 국토교통부에 진정서가 접수되자 공단 측은 주민 대표에게 철거를 약속하는 문서까지 보내 사태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최근 공단 측이 선로 재활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과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공단은 이곳의 유휴 부지와 선로를 활용해 글램핑과 레일바이크를 즐기는 유원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최근 옥천군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유원시설이 들어서려면 군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단 관계자는 “200여억원을 들여 선로를 뜯어내는 것보다 예산 낭비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옥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경부고속철 ‘대전 남부연결선’ 철거 갈등… 철도시설공단 재활용 모색에 주민들 “장벽 걷어내 달라”
입력 2015-04-15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