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한 푼도 받지 않았다더니…” 野, ‘성완종 3000만원’ 파상 공세

입력 2015-04-15 02:18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은 14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3000만원 수수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당시 정황과 둘의 관계를 파고들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 총리는 전날에 이어 야당의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완강히 의혹을 부인했지만 집요한 질문에 진땀을 뺐다.

◇野, “거짓말 총리…물러나야” 파상공세=야당 의원들은 “이 총리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 성 전 회장은 3000만원을 줬다고 한다”고 몰아붙였다. “거짓 답변을 하면 안 된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이 총리는 “한 나라의 총리가 근거도 없이 막연히 쓴 메모와 일방적 진술로 자리에 영향을 받아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또 “육하원칙에 입각한 증거가 나오면 총리직이 아닌 목숨이라도 내놓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검 실시 요구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철저히 하고, 국회에서 결정한다면 특검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의원은 “성 전 회장을 선거사무소에서 직접 만났느냐. 누구와 함께 만났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총리는 “현역 의원 여러 명이 다녀갔는데 당시 성 의원이 다녀갔는지 기억을 못 한다”면서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은 “죽음을 앞두고 한 말이 거짓이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이 총리는 “고인이 굉장히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대단히 원망이 섞인 상황”이라며 “어떤 의도성이 있다”고도 했다.

충청권 인맥이 두터웠던 성 전 회장과 이 총리 관계를 둘러싼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 총리는 2012년 10월 23일 한 호텔 중식당에서 성 전 회장과 자신이 만난 것으로 기록됐다는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 대해 “(혈액암으로) 당시 머리가 완전히 빠졌다가 다시 나고 있는 상태”라며 “활동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투병 시절 자신의 사진을 들어 보인 뒤 “만난 사실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 백군기 의원은 인사청문회 당시 위기에 몰렸던 이 총리를 돕기 위한 현수막이 성 전 회장 주도로 충청 지역에 내걸렸다는 의혹을 또다시 제기했다. 이 총리는 “이완구가 작용(지시)해서 붙였단 말씀인가. 유감”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석에서 야유가 터져나왔고 백 의원도 “유감”이라고 맞받아쳤다.

◇방어막 친 與, “박근혜정부는 로비가 안 통해”=새누리당은 이 총리에게 해명 기회를 주면서 방어막을 치는 데 주력했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 한 정부는 로비가 잘 통했던 정권이고 또 다른 정부는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권이라는 이 극명한 차이를 국민은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구명 로비를 벌였으나 여의치 않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다. 같은 당 한기호 의원은 “본질에서 벗어난 주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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