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4년 박스권 뚫은 코스피 연내 2300선까지 갈수도

입력 2015-04-15 02:26
초저금리로 주체하지 못하던 국내외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마침내 코스피 박스권 상단을 뚫었다. 막강한 실탄을 든 외국인들이 거침없이 '바이 코리아' 대열을 이끌고 개미들이 밀어붙이는 '유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가 3년8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주식시세판 앞에서 거래소 직원들이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병주 기자

4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드디어 박스권 상단을 뚫고 2100선에 올라섰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80포인트(0.61%) 오른 2111.72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해외 주요 증시가 2013년 이후 금융위기 및 유로존 충격에서 대부분 벗어난 반면 우리 증시는 최근까지 정체를 거듭하는 디커플링(비동조화)을 나타냈다”며 “4년 만에 2100선 재진입은 디커플링 완화의 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주요 20개국(G20) 주가상승률 순위에서 코스피 순위가 5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2011년 7위에서 매년 떨어져 지난해 19위였다가 올해 10위로 올라선 것이다.

박스권 탈출의 원동력은 외국인투자자의 왕성한 매수세이며, 증시를 떠났던 개미(개인투자자)들도 속속 시장으로 돌아오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예금금리가 코스피 배당수익률(올해 1.5% 예상)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돼 고객예탁금과 주문참여계좌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45%이던 개인 매매 비중은 올해 52%로 커졌다.

거래소는 개인의 증시 참여 확대로 수급 개선이 동반된다면 연내 2300선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300이면 사상 최고치다. 코스피 종가 역대 최고치는 2011년 5월 2일 기록한 2228.96이다. 시장에선 대외 불안이 완화되고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 사상 최고치 경신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을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장세로 보는 시각도 있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4∼5월에는 코스피가 유동성의 힘에 기댄 오버슈팅으로 22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지만, 지속성을 가진 흐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중순 이후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거나 순매도로 반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