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정치 풍자 거침없는 개콘 ‘민상토론’, 이번엔 ‘외압→폐지’ 없이 롱런할까

입력 2015-04-15 02:50

‘개그콘서트’에 새로운 코너가 생겼습니다. ‘민상토론(사진)’입니다. 관심은 폭발적입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죠. 방송 2주 만에 ‘개그콘서트’ 코너 중 2위(18.1%)를 기록할 정도로 ‘싹수’가 보입니다. 덩달아 개그콘서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4월 첫째 주(3월30일∼4월5일) 통계를 보면 개그콘서트는 콘텐츠 파워 CPI지수가 전주 2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코너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이런 의문이 나오는 이유는 민상토론이 정치풍자를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풍자하며 장수한 우리나라의 TV 프로그램은 별로 생각나지 않습니다.

12일 방송된 내용을 잠시 볼까요? 박영진이 토론 진행자로, 유민상과 김대성이 패널로 등장합니다. 박영진은 패널들에게 정치, 리빙·요리, 스포츠 중 한 주제를 선택하게 합니다. 유민상이 리빙·요리를 선택하자 박영진은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묻습니다. 유민상이 “그게 문제인데…”라고 말하자 박영진은 꼬투리를 잡아 “새정치연합 문재인?”이라고 묻습니다. 관객들은 박장대소합니다.

과거에도 이런 풍자 코너가 있었습니다. ‘사마귀 유치원’ 기억나세요? 최효종이 “국회의원 되려면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공천을 받은 뒤 텃밭에서 출마하면 됩니다. 2억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라고 했다가 당시 무소속 강용석 의원에게 국회의원 집단 무고죄로 고소당했죠. 웃음을 웃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들의 불편함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언제부터인가 TV에서 볼 수 없는 코너가 됐습니다.

한 사람을 데려다놓고 죄인을 만드는 ‘우리동네 청문회’란 코너는 국회 청문회를 풍자했는데 딱 한 달 만에 끝났습니다. 이걸 두고도 말이 많았습니다. 논란거리를 살짝 비틀어 웃음으로 엮어내는 SBS 웃찾사 ‘LTE 뉴스’도 그렇습니다. 강성범에게 행사 및 CF 요청이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한번 볼까요? 정치풍자 코미디가 이런저런 구설에 올랐기에 ‘민상토론’도 그럴 것이라는 의심이 쏟아져 나옵니다. “재미는 있는데 좀 불안합니다” “간섭이 많을 것 같아요” “국민들은 웃지만 거론되는 사람들은 불편할 겁니다” “정치보다 연예 뉴스에만 관심 갖는 사람들도 꼬집네요” “사마귀 유치원보다 오히려 약한데 왠지 불안”이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약간 억지스럽다는 비판도 있지만 다시 등장한 정치풍자 코미디. 이번에는 네티즌들의 걱정을 기우로 만들 수 있을까요?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