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가 예약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되는 인기를 끌면서 스마트워치 시장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워치 업체 간 플랫폼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기관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애플워치 예약판매 첫날인 10일 하루 동안 미국에서 95만7000대가 판매됐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한 사람당 1.3개의 애플워치를 구매했고, 시계 하나당 503.83달러를 지출했다.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이날 예약판매가 시작된 다른 나라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애플워치가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화이트는 “중국이 애플워치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애플이 하루 만에 거의 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조사 기관 스마트워치 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0만대의 스마트워치를 판매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애플워치가 순조로운 출발을 하면서 업체 간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시장 초기 단계여서 판매량이나 시장에서의 위치 등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유럽 모바일 담당 로리 오닐 부사장은 지난 10일 미국 CNBC 방송에 출연, “훌륭한 경쟁자가 많다는 건 그 분야에 시장이 있다는 의미”라면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뒤따라 시장에 진입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애플워치의 가세로 스마트워치 플랫폼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80%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구글이 스마트워치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캐널리스는 지난해 구글의 스마트워치 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제품이 72만대 판매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연간 판매량에 못 미치는 수치다.
구글은 스마트폰 분야와 마찬가지로 직접 기기를 만들지 않는 대신 OS를 제공하고 제조업체를 구글 진영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스마트워치에서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구글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구글에 종속됐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웨어를 적용한 기어 라이브도 내놨지만 기어S, 기어핏 등 다른 제품에는 자체 OS인 타이젠을 탑재했다. LG전자도 어베인LTE에 ‘LG 네이티브 플랫폼’이라는 독자 OS를 사용했다.
스마트워치 초창기부터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페블과 핏비트는 지난해 각각 70만대와 60만대 판매고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안드로이드와 iOS 양쪽 모두에 연동되는 범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애플워치도 질세라 흥행 돌풍… 스마트워치 판 키우나
입력 2015-04-15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