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김한길, 성완종 자살 전날 만났다… 成 “세상이 야박하다” 호소

입력 2015-04-14 02:51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에게 “세상이 야박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자살 전날인 지난 8일 김 전 대표와 만났다. 김 전 대표는 “마지막날(8일) 저녁 급히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오후 8시30분쯤 냉면을 먹으며 잠깐 만났다”며 “성 전 회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세상이 야박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성 전 회장이) 가족들 걱정을 많이 했고, 장학금을 받은 아이들이 더러운 돈을 받았다고 생각할까 걱정했다”며 “경남기업의 주식을 산 사람들 걱정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다음 날 있을 영장실질심사를 변호사와 차분하게 잘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성 전 회장이 정서적으로 고양돼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성 전 회장이 구명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30분 정도 만나 대화를 나눴으며, 이후 성 전 회장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1996년 ‘DJP 연합’을 추진하며 처음 연을 맺은 김 전 대표와 성 전 회장은 이후로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정치적 관계라기보다는 인간적인 관계였다”며 “DJP 연합 당시 김종필 전 총리의 측근으로 소개를 받았으니 알고 지낸 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베트남으로 가족여행을 떠나 성 전 회장의 가족들과 만나기도 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성 전 회장이 비행기표 등을 예매하자 이를 취소하고 본인이 다시 예매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가슴 아픈 일”이라며 “대선자금과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거론되는 만큼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특검을 통해서라도 국민에게 명명백백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1일 충남 서산시 서산의료원에 마련된 성 전 회장의 빈소를 조문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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