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CEO 연봉, 직원의 2238배… “뛰어난 경영실적 근거” 주장

입력 2015-04-14 02:44

우리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우리보다 몇 배의 연봉을 받을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떠올려봤을 법한 이 물음에 대한 ‘미국판’ 해답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설립자인 딘 베이커에 의뢰해 지난해 주요 기업 CEO들의 일반 직원 대비 연봉 비율을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직원 대비 가장 높은 비율의 연봉을 받은 CEO는 월트 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로 직원들보다 무려 2238배 많이 받았다. 그의 지난해 연봉은 4370만 달러(약 477억원)였던 데 비해 월트 디즈니 직원들의 연봉 중간값은 1만9530달러(약 2133만원)였다. 월트 디즈니 측은 “아이거 연봉의 92%는 실적에 근거했다”며 뛰어난 경영 능력으로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데 따른 보상이라고 해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직원들보다 2012배 많은 8430만 달러(약 921억원) 연봉을, 오라클의 설립자이자 CEO인 로렌스 엘리슨은 1183배, 퀄컴 CEO 스티븐 몰렌코프는 1111배 많은 2870만 달러(약 313억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벅스 설립자 하워드 슐츠는 바리스타들보다 1073배 많은 연봉을 받았다.

이번 조사는 해당 기업들이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CEO 연봉은 연봉 분석 기관인 에퀼라 자료를, 직원 연봉 중간값은 미 노동통계국 조사결과를 인용해 추정했다.

미국에서는 CEO의 직원 대비 연봉 비율을 공개하도록 하는 ‘도드-프랭크법’이 2010년 통과된 데 이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13년 세부 방안을 마련했지만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정책연구소(EPI)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CEO의 직원 대비 연봉 비율은 1965년 20배에서 2013년에는 295.9배로 치솟았다.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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