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녀(사진)씨가 65년 인생과 40년 배우의 삶을 회고하는 자서전을 냈다.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내 얘기를 써본 건 처음”이라면서 “내 안의 비밀 문을 연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책 제목은 김씨를 대표하는 연극 작품 ‘벽 속의 요정’을 그대로 빌려다 썼다. 2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동안 혼자 1인32역을 소화하는 이 작품으로 배우 김성녀는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인간 김성녀의 삶 역시 그 못지않게 다채롭다.
김씨는 다섯 살 때 아역으로 천막극장 무대에 오른 관록의 배우이자 뒤늦게 공부를 해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가 됐다. 극단 미추의 대표이고, 2012년부터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연극배우로는 드물게 국악을 공부해 창극과 마당놀이 분야의 최고 스타로 자리 잡았으며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에도 출연했다.
김씨는 “어디 한 군데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문을 열면서 왔다”면서 “도전이 결실로 맺어지는 걸 내 삶으로 봤다”고 말했다. 또 “가장 연민이 가는 장르는 마당놀이”라며 “손진책씨와 제가 30년 키운 자식”이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3대에 걸친 예술가 집안을 이루고 있다. 어머니는 여성국극 스타 박옥진 명창이고 아버지는 춘향전을 최초로 영화화한 극작가이자 연출가였던 김향이다. 남편은 연출가로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지낸 손진책. 김씨의 딸은 뮤지컬 배우로, 아들은 연출가로 활동 중이다. 가족사가 한국 무대예술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가족사와 무대인생, 연기자로서의 마음가짐, 선후배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썼다”며 “특히 연기와 무대인생을 택한 젊은이들에게 읽혀져 내 삶이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남중 기자
배우 김성녀씨 자서전 출간 “연기 인생 택한 젊은이들, 내 삶이 하나의 이정표 됐으면…”
입력 2015-04-14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