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업어주고 편지쓰고 입영 문화 확 달라졌다

입력 2015-04-14 03:54
“아버지,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제가 업어드릴게요.”

입영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보충대가 사라지고 사단 신병교육대대로 현역병이 직접 입영하면서 사단마다 독특한 입영식을 갖고 있다.

병무청은 13일 육군훈련소를 시작으로 전국 19개 입영부대에서 모두 43회의 현역병 입영 문화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특히 육군은 306보충대대가 창설 6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입대자들이 각 사단 신병교육대대로 입영하는 ‘사단 직접입영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돼 사단이 직접 기획한 입영문화제를 갖고 있다.

입영일은 현역병들이 정든 가족을 떠나는 ‘이별’의 날이었다. 부모들은 입대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고 영영 이별하듯 눈물 흘리는 부모와 연인도 적지 않았다. 군은 2011년부터 현역병 입영날을 ‘슬픈 이별과 걱정이 가득한 날’이 아니라 ‘축하와 격려하는 의미 있는 날’로 만들자는 취지로 입영문화제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문화행사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입영하는 아들과 가족 간 끈끈한 정을 쌓을 수 있도록 부대 내 ‘부모를 업고 걷는 어부바길’을 만들어 부모를 업고 부대를 돌아보게 하거나 부모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 부모가 아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쓰기와 부모 업고 입영식장에 입장하기, 군악·의장대 공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입대자가 입영할 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안내도 하고 있다. 병무청과 각 사단 신병교육대대는 인터넷 홈페이지이나 다음 카페에 교통편과 숙박업소, 맛집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입대자들에 대한 신체검사와 인성검사는 보충대보다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입영 단계에서 인성검사와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상담을 통해 현역 복무 부적합 여부를 판정할 수 있게 됐다”며 “보충대를 경유해 입영하던 시기보다 건강이상으로 귀가한 입영 장정이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