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소재로 독창적 작업을 하는 정인수(54·남서울교회) 집사가 15∼27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 인덱스에서 ‘Born Again’이라는 주제로 첫 사진 전시회를 연다. 정 집사는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 중 다시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문장을 좋아한다. 나의 눈으로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를 다시 보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사진 작업을 소개했다.
17년 동안 음악 교사로 일하다 자녀 양육을 위해 전업주부가 됐다. 7년 동안 그림을 그리다 5년 전부터 오리알을 소재로 사진을 찍고 있다. “알로 한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 알은 생명을 품고 있기 때문에 예수님의 부활을 상징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오리알에 비친 그림자를 찍다 나중엔 그림도 그리고 사진 합성도 하게 됐다.”
‘타는 떨기나무’(사진) 작품은 어두운 방에서 블랙라이트를 알 속으로 넣어 촬영한 것이다. 오리알을 어떻게 구해 얼마나 작업에 사용하는지 물었다. “오리알을 시중에서 사기 쉽지 않았다. 물어물어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발견했다. 가격은 계란의 두 배쯤이다. 오리알은 껍질이 두껍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기 좋고 숨구멍이 커 렌즈를 밀착하면 원을 포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 백 개 오리알을 깼을 것이다. 경건한 마음이 들어 요리해서 먹진 못하겠다.”(웃음)
사진평론가 최건수는 “작가는 평범한 알에 변화무쌍한 상상력으로 미적 효과를 더해 새로운 질서를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집사는 앞으로 성경 속 인물을 표현할 계획이다. “내가 좋아하는 성경 속 인물을 알로 표현하고 싶다. 요셉과 한나를 우선 생각하고 있다.” 정 집사는 거의 매일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연광을 이용해 주로 사진을 찍는다.
그는 “나는 ‘알 작가’로 불리고 싶다. 사진은 내게 놀이터이다. 오리 알을 깨고 그 껍질위에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내겐 천국의 시간”이라고 했다.
강주화 기자
생명 품은 ‘알’ 부활을 말하다… 정인수 집사 사진전
입력 2015-04-15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