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물 부족 문제를 논의하는 ‘물 올림픽’인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이 12일 막이 올랐다. 이번 세계물포럼은 세계 각국에서 온 3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17일까지 대구와 경북 경주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물(Water for Our Future)’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날 오후 2시 엑스코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수반, 국회의원, 물 관련 기업 대표, 전문가,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물 문제는 이제 국제사회가 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인류 공동의 과제”라며 “제7차 세계물포럼 성과를 지속 발전시켜서 역대 물포럼 개최국이 함께 참여하는 ‘월드워터파트너십’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70년간 지속된 긴장관계를 남북을 잇는 물길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며 “남북 관통 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 남북이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회식에서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망신을 샀다. 오후 2시40분쯤 박 대통령 등 각국 정상 10여명이 행사 시작을 알리는 ‘자격루(물시계) 줄당기기’ 퍼포먼스를 하던 중 목재로 만든 높이 2m짜리 구조물이 넘어졌다. 각국 정상들이 자격루에 연결된 줄을 당기면 구조물 상단에 있는 항아리에 담긴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개막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져야 했지만 구조물이 쓰러진 것이다. 정상들이 구조물과 떨어져 있어 다치지는 않았지만 경호원들이 놀라 무대로 뛰어올라가는 바람에 행사 분위기가 어수선해 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알베르 2세 모나코 대공,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얀 엘리아슨 유엔 사무부총장 등과 계명대학교 한학촌에서 환영 오찬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전 세계 164개국, 3만5000여명이 물포럼 기간동안 대구·경북을 방문할 예정이다. 행사 기간 물 문제를 주제별로 다루는 400여개 세션이 주제별·과학기술·지역별·정치적 과정으로 진행된다. 대구에선 기업·기관들이 물 관련 신기술을 선보이는 물 엑스포가, 경주에선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포럼이 열린다.
특히 물 엑스포는 글로벌 물기업인 프랑스의 베올리아, 수에즈 등 38개국의 270여개 기업·기관들이 포럼 참가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부스를 운영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남북 잇는 물길 통해 긴장관계 완화”… 2015 세계물포럼 개막
입력 2015-04-13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