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이 이슬람국가(IS) 추정 세력의 공격을 받은 사건은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IS가 우리나라를 직접적인 공격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재외공관이나 시설이 공격받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아직 공격 주체와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무장단체가 차를 타고 가며 한국 대사관을 향해 기관총 40여발을 난사했지만 대사관을 공격한 것인지, 리비아 경찰을 겨냥한 것인지 불명확한 상태다. 하지만 IS 트리폴리지부를 자처하는 단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IS군이 한국 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고 발표한 사실은 엄중히 받아들여져야 한다. IS는 기본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인 한국을 적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언제 어디서 한국 공관이나 한국인들에게 대대적인 공격을 해올지 모른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다. 리비아는 우리 정부가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한 상태여서 현재 여행객은 없다. 그러나 우리 공관원이 2명씩 교대근무하고 있고, 40여명의 교민이 남아 있다. 치안이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공관원과 교민의 완전 철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대사관은 리비아 내전이 한창이던 2011년 8월 무장폭도들의 약탈 대상이 됐으며, 작년 1월에도 리비아 주재 코트라 무역관장이 납치됐다 풀려난 적이 있다. 한국인 인명피해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더 걱정되는 것은 리비아뿐 아니라 다른 북아프리카와 중동 여러 나라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시리아와 예멘 등 분쟁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랍지역 전체를 여행경보 지역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 성지를 순례하는 여행객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사설] 리비아 대사관 피격 간단히 넘길 일 아니다
입력 2015-04-13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