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환경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어도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건수는 큰 변화가 없다. 최근 들어 3D 직종의 기피로 부족해진 생산직 인력을 기계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아르바이트 학생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 임시 취업자들이 대신하면서 손가락 절단사고 빈도가 되레 더 높아지는 듯 여겨질 정도다.
손가락 절단사고는 손가락이 절단 된 후 6∼8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당황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수지(手肢)접합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수지접합수술은 수술 자체가 어려워 관련 시설과 장비, 인력을 충분히 갖춘 곳에서만 시술이 가능하다.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거나 가까운 병원에서 일단 응급처치를 받은 후 바로 전문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사고 직후 환자 자신 또는 주위 사람의 응급처치도 중요하다. 생리식염수로 적신 거즈로 절단된 부위를 감싸 비닐로 밀봉한 다음 수건으로 한 번 더 두르고 얼음통에 담아 병원으로 호송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단, 이 때 얼음에 절단된 손가락 부위가 닿게 해선 안 된다.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간혹 수돗물이나 소독약에 잘린 부위를 담아오는 환자도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특히 수돗물의 경우 소금 농도가 맞지 않아 조직을 더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수지접합수술은 절단사고로 끊어진 혈관을 다시 이어주는 극도의 섬세함이 요구되는 고난이도 치료법이다. 절단된 부위의 뼈나 관절을 고정한 뒤 손가락 앞 쪽에서 구부리는 힘줄과 굴곡건을 봉합해 동맥 및 양쪽 손가락 신경을 이어준 뒤 손가락 뒤 쪽에서 펴는 힘줄과 신전건, 정맥을 차례로 봉합해야 본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수지접합수술은 수술 후 관리도 아주 중요하다. 손가락 혈관이 매우 가늘고 예민하기 때문이다. 주위 온도나 흡연, 카페인 섭취만으로도 이어놓은 혈관이 막혀 재건(복원)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손상 정도와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수술 성공률은 대략 60∼70%다.
김진호 부천예손병원 원장
[헬스 파일] 절단 사고 손가락 재건 수술
입력 2015-04-14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