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젠 ‘킹스맨’이 아니라 ‘식스맨’이 원조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매회 인터넷을 들썩이게 하는 MBC ‘무한도전’의 새 멤버 뽑기 프로젝트 식스맨. 벌써 5주째 방영됐는데 식스맨의 정체는 여전히 깜깜합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느낌이죠.
지금까지 압축된 식스맨 후보는 노을의 강균성, 제국의아이들의 황광희,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개그맨 장동민과 홍진경입니다. 11일 방송에선 이들이 자신만의 코너를 기획해 촬영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면접에 이어 실전평가에 돌입한 겁니다.
그런데 코너 속 코너라고 하기엔 규모가 상당합니다. 연예계 최고의 주먹을 뽑는 스포츠 대회, 인맥을 이용해 중화권 스타 만나기 등 1∼2주 만에 끝날 거 같지 않은 아이템들이 쏟아졌죠.
방송 후 일부 네티즌들은 “식스맨을 뽑기는 하는 거냐”고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반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관심을 갖는 시청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김태호 PD가 현실을 풍자하려는 의도로 식스맨을 만든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이게 그럴싸합니다.
식스맨 특집 초기부터 인터넷에선 “현실의 취업난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대기업에 입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출연자들이 청년들처럼 느껴졌던 거죠. ‘대한민국 평균 이하’가 콘셉트인 무한도전이 갖가지 잣대를 들이밀며 ‘스펙’을 요구하는 모습이 보기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합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미는 후보 안 뽑혔다고 다른 후보를 깎아내리는 거 보면 지지하는 당이 아니라고 비방하는 우리 정치권이 떠오른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실제 식스맨 방송이 끝날 때마다 인터넷에는 후보를 두고 설전이 벌어집니다. “∼가 나오면 무한도전 안 본다”는 댓글도 많고요.
그뿐인가요. 11일 방송에선 황광희 소속사 직원이 출연해 웃음을 선사했는데요. 해당 직원의 담당 업무는 인터넷 댓글로 대중의 반응을 살피는 일이었습니다. 연예인은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실제로 저런 부서가 있구나”하는 반응이 가득했죠. 국정원 댓글 사건을 떠올리며 “연예인 소속사에서 하는 일을 국정원이…”라고 혀를 차는 네티즌도 많았습니다.
식스맨은 대체 누구일까요?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다만 예능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온 무한도전의 10년 내공이 식스맨 특집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네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죠.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씁쓸한 시대상 보여준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 취업난·상대 후보 비방 등
입력 2015-04-13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