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장 많이 불린 외국곡이라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OST ‘렛 잇 고(Let it go)’를 빼놓을 수 없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변화하려는 마음을 담은 이 곡은 렛 잇 고라는 가사가 힘차게 반복되면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수많은 스타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다.
영화 속 주인공 엘사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렛 잇 고를 부른 미국 뮤지컬 배우 이디나 맨젤(44·사진)이 다음 달 30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한국 팬을 만날 예정이다. 12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맨젤은 “한국인들의 겨울왕국 사랑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며 “나를 투명하게 열어 보이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를 혜성처럼 나타난 가수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올해로 데뷔 20년 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다. 그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뮤지컬 ‘렌트’ ‘위키드’ 등에서 주연을 맡았고,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2008), 뮤지컬 드라마 ‘글리(Glee)’ 시리즈 등에도 출연했다. 특히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 역은 그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그에게 토니상, 그래미상, 외부비평가상 등을 안겨줬다.
그녀는 “극 중 엘사와 자신이 비슷한 점이 많다”며 “항상 뒤돌아보지 않고 꿈을 따르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해는 내게는 엄청났던 시간”이라며 “겨울왕국은 예전에 만나지 못했던 각국의 팬들에게 내 이름을 알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올해 초 미국 프로미식축구 슈퍼볼 오프닝에서 미국 국가를 부른 일을 꼽기도 했다.
“한국은 맛있는 음식이 많은 곳, 뮤지컬 시장이 발달한 곳으로 알고 있어요. 공연장을 우리 집 거실처럼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조율하고 있어요. 공연이 끝날 때쯤에는 작은 창문으로 내 영혼을 들여다본 것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팬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 설레네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인터뷰] ‘렛 잇 고’ 부른 이디나 맨젤 “한국서 나를 투명하게 열어 보이는 무대 만들 것”
입력 2015-04-13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