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는 했지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작업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인양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가장 유력한 인양 방법은 해상크레인과 플로팅도크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세월호는 수심 44m 지점에 선체 좌현이 1∼1.5m가량 묻혀 있다. 무게는 1만200t 정도로 추정된다.
먼저 세월호 선체 측면에 93개의 구멍을 뚫고 와이어를 연결해 3m 정도 들어올린다. 조류가 세지 않은 곳으로 옮긴 뒤 미리 설치해둔 플로팅도크에 올려놓고, 플로팅도크에 담겨있던 물을 빼면 선체가 플로팅도크와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이렇게 하면 세월호를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인양할 수 있다.
박준권 해양수산부 항만국장은 10일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선체를 끌어올릴 때 와이어와 연결된 선체의 일부가 힘을 견디지 못해 파손이 예상돼 부분적 보강이 필요하다”며 “선체가 휘어지면서 절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런 방법을 고안한 이유는 세월호를 똑바로 세울 경우 배가 흔들려 선체가 파괴되거나 실종자가 유실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월호에 체인을 감는 방식은 배 밑으로 터널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크레인으로 세월호를 물 밖까지 들어 올리기에는 맹골수도의 조류와 바람이 너무 거세다.
그러나 ‘해상크레인+플로팅도크’ 방식의 인양 과정도 쉽지만은 않다. 일단 세월호가 건조된 지 20년이 지난 노후 선박이어서 부식돼 약해진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선체 내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배에 구멍을 뚫는 작업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조건도 중요하다. 12월과 1월은 기상조건 때문에 사실상 수중작업이 불가능하다. 기상조건이 양호한 5∼10월에도 하루에 잠수할 수 있는 시간이 2∼8시간 정도로 들쑥날쑥해 작업이 지연될 여지가 많다. 해수부 관계자는 “풍랑이나 태풍이 오면 작업을 중단하고 해역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특히 크레인 작업은 일주일 이상 평온한 날씨가 계속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양 결정을 내린다고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작업에 나설 인양업체를 선정해야 하고, 선정된 업체는 직접 현장을 보며 구체적인 인양방법을 설계해야 한다.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더라도 인양 착수 시점은 일러야 9월이고 늦으면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인양작업 어떻게… 세월호 측면에 93개 구멍 뚫어 들어올린 후 인양
입력 2015-04-11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