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가진 회담에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에 동감하고 협력키로 했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3각 협력의 중요성에 동의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카터 장관은 한 장관과 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현재 세계 누구와도 사드 배치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드는 오늘 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사드가 논의되지 않은) 이유는 아직 생산단계에 있기 때문”이라며 “배치 시기와 장소는 생산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터 장관은 “한반도에 대한 억지력과 준비태세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며 “첨단 능력에 투자하고 역동적인 안보 환경에 맞춰진 최고의 (무기)체계들이 역내 안보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시아에서 역사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당사국 간 치유와 화해를 하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감한 한·일 관계를 고려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카터 장관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의 영토 분쟁이 군사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중국에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를 예방한 카터 장관을 만나 한·미 관계 심화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과거와 같은 북한의 도발→위기 조성→타협→보상→도발의 악순환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도 “한·미동맹에 있어 도발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접견 자리에는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아태차관보, 에릭 로젠바흐 국방부 부비서실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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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사드 배치 논의 단계 아니다”
입력 2015-04-11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