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가 10일 충남 서산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성 전 회장의 시신은 “어머니 옆에 묻어 달라”는 그의 유언에 따라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서산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서산의료원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된 빈소에는 성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산장학재단과 경남기업 관계자 등의 발길만 이어졌다.
유족들은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결백함을 호소했다. 성 전 회장의 동생 성일종 고려대 겸임교수는 “형이 상당히 억울해하고 섭섭해했다”며 “자원외교와 관련해선 1원도 횡령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는 진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의 언론플레이와 달리 석유공사 지분이 55%이고, 여타 국내 재벌 대기업과 컨소시엄으로 들어가서 공사 측이 돈 관리를 하기 때문에 경남기업 정도는 통장 한 번 구경 못해본다”며 “여기서 돈을 빼낼 수 없다는 사실을 검찰도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준호 경남기업 전 상무는 이날 서산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성 전 회장의 유품 확인서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수사기관 측에서 펜으로 적은 메모 형태의 확인서에는 ‘메모지 1장, 휴대전화기 1개, 현금(8만원), 장갑 1쪽, 면봉 2개, 휴대전화기 1개, 안경 1개, 모자 1개’라고 적혀 있었다.
박 전 상무는 메모지에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한 정황이 적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전날 밤 검사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유족 측에 검찰 입장에서 메모를 인계하거나 내용 자체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며 “유족 측은 복사는 물론 열람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유품 확인서는 통상적인 절차 중 하나로 적어준 것”이라며 “메모 내용 자체는 유족 측이나 회사 측 그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5일장을 지낸 뒤 오는 13일 오전 발인을 하고 서산시 음암면 도당3리 성 전 회장의 부모 합장묘 옆에 그의 묘를 마련하기로 했다. 장례는 서산장학재단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서산=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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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1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