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캄보디아에 복음… 여성 사역자들이 나섰다

입력 2015-04-13 02:24 수정 2015-04-13 19:08
세계기독교여성지도자협의회(WCWA) 목회자들이 지난 1일 캄보디아 시엠립 엔학고레 감동교회에서 아시아선교대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예장우리총회가 지원해 건립된 수상마을 캄퐁플락 최초의 단독교회 건물인 10주년기념교회 전경.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Angkor Wat)로 유명한 캄보디아 시엠립.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이곳 시엠립은 세계 10여 개국에서 모인 200여명의 기독교여성지도자들로 북적거렸다. 세계기독교여성지도자협의회(WCWA·대표회장 김옥자 목사)가 주최한 아시아선교대회가 시엠립 엔학고레기독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여성목회자들로 이뤄진 대한예수교장로회우리총회(예장우리총회·총회장 이규희 목사)가 주관한 이번 선교대회는 ‘이 땅에 생명의 빛을! 평강의 길을’(마 4:16, 눅 1:79) 주제로 4일간 진행됐다.

주최측은 “여성목회자들의 바람직한 사역과 진로를 모색하고 여성 리더들의 역할과 책임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며 “WCWA 아시아선교대회는 세계 곳곳에서 사역하는 여선교사들을 지원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도 포함된 선교행사”라고 밝혔다.

WCWA는 11년 전인 2004년 10월 27일 창립된 초교파 여성지도자 모임으로 그동안 해외에서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선교대회를 개최해 왔다. 특히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과 구호활동을 병행, 주로 제3세계 선교사들을 돕고 격려하는데 앞장서 왔다.

이번 대회가 열린 엔학고레기독초등학교 역시 WCWA와 예장우리총회가 지원해 설립한 정부인가 초등학교로 현재 한 학년 당 70명의 학생들을 무료로 공부시키고 방과 후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엔학고레는 ‘부르짖는 자의 샘’이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사사기 15장 19절에 등장한다.

4년 전 이곳에 파송된 김현아 선교사가 시엠립 중심가에 1만5000㎡의 땅을 10년간 임대, 예장우리총회와 예장 통합 감동교회(박동석 목사) 등 여러 곳의 지원을 받아 학교와 교회 등 1000㎡의 시설을 2013년과 2014년 차례로 완공, 기공예배를 드린 바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9시. 아시아선교대회 개회예배가 한국과 세계 각 국에서 온 기독여성지도자들과 캄보디아 성도들, 현지 한국선교사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라별 국기를 든 기수단의 입장으로 은혜롭게 개막됐다.

대회장 김옥자 목사의 개회선언과 함께 벧엘교회 정종필 목사가 ‘빛의 역사’란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캄보디아복음화와 세계 곳곳에서 사역하는 여성선교사와 선교지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순서를 가졌다. 특히 개회예배에서는 아시아선교대회가 열리는 핵심가치를 담은 ‘선교선언문’이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이 선교선언문은 여성지도자들의 선교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비전을 제시, WCWA의 선교지침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대표 유그레이스 목사는 “아시아를 중심한 세계 기독교 여성지도자들이 지구촌 곳곳의 세기말적 현상을 지켜보며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으로 고난의 땅, 캄보디아에 모였다”면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크고 작은 정성과 간절한 기도를 모아 다음과 같이 선교의지를 다짐하고 또 선언하고자 한다”고 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는 “복음이 만 천하에 퍼져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책임이 기독교인에게 있음을 확인하며 모든 기독인이 복음의 횃불을 들고 복음의 불모지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구촌에 고통과 억압, 가난에 시달리는 다수의 여성들이 존재함을 안타깝게 여기며 하루 빨리 여성의 인권이 모든 나라에 평등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여성지도자들이 각자의 전문성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교육에 동참함으로 이 땅에 가난과 질병, 전쟁과 테러가 사라지도록 간절하고 뜨겁게 기도하는 중보자의 사명을 다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시종 은혜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개회예배는 현지 캄보디아 방송 및 신문사에서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엔학고래기독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한국어로 찬양하는 특별순서가 마련돼 박수를 받았다.

WCWA를 창립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이규희 총회장은 “여성기독지도자들이 국내 사역에 머물지 말고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선교에 앞장서자는 취지의 WCWA 아시아선교대회가 캄보디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돼 기쁘다”며 “WCWA가 해외선교를 넘어 남북화합을 위한 대안마련과 해외선교전략 제시, 여목회자 및 여선교사의 자질개발 및 재교육, 대사회적 역량사업 개발 등에 앞장서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이어진 아시아선교대회는 문재승 목사(예원교회)의 두 차례 특강과 김영옥 총장(캄보디아 시소폰대학)의 찬양집회 등 참석자들의 영적성장에 도움이 주는 은혜로운 집회가 이어졌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행사를 주관한 총회가 설립한 캄퐁플럭을 방문, 교회준공예배 및 우물기공식을 갖기도 했다.

노회장 여종희 목사는 “시엠립에 종합교육센터를 설립, 현재 초등학교 외에도 중·고교와 대학교, 직업학교, 선교사 게스트하우스, 의료선교본부 등을 조성하려고 한다”며 “이곳이 아시아지역 제3세계선교의 교두보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WCWA 아시아선교대회는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를 복음의 전진기지로 삼고 기독여성지도자들이 한마음이 되어 선교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구체적인 선교전략까지 제시한 행사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되고 있다.

시엠립 (캄보디아)=글·사진 김무정 선임기자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