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이 같다’는 말인데, 그리 살려면 반듯한 심성과 의리(義理)가 바탕이 돼야 할 겁니다.
“나는 유비(劉備)에게 많은 은혜를 입어 함께 죽기로 맹세했기에 절대 배반할 수 없다. 결코 여기 머무르지 않을 터이지만 수훈을 세워 조조(曹操)에게 은혜를 갚은 뒤 떠날 것이다.”
소설 ‘삼국지’에서 조조에게 붙잡힌 관우(關羽)가 한 말입니다. 인간 관우에게 매료된 조조가 여러 수를 써서 그를 수하에 두려 하는데, 한결같은 마음으로 주군 유비와의 약속을 지키려 하지요. 조조군의 일원으로 참전해 공을 세우고는 떠납니다. 조조가 하사한 물건들에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서울지하철 1호선에 동묘앞역이 있지요. 동묘는 동관왕묘(東關王廟)를 줄인 것인데 정작 주인공은 빠졌군요. 동쪽의 관왕 묘(사당)란 뜻입니다. 관왕은 관우를 말하지요. 임진왜란 때 원병 온 명나라 장수들이 관우 음덕에 왜군을 물리쳤다며 그를 기리자 해서 세운 것입니다.
세간에 ‘철새’ 얘기가 떠돕니다. ‘철 따라 옮겨 다니는 새’가 철새인데 ‘어떤’ 사람들로 인해 이런 뜻도 생겼습니다. ‘철새처럼 주변 여건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 뿐인 철새가 무슨 죄인가요.
교열팀장 suhws@kmib.co.kr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심성 꼿꼿한 관우는 ‘한결같다’
입력 2015-04-11 02:49